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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버려진 초대형 흉물” 광주 도심에 있어서 보기도 무섭다는 곳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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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버려진 초대형 흉물” – 광주 서진병원의 진짜 정체와 끝나지 않는 악몽

한복판에 불 꺼진 병원, 40년간 ‘도심의 잉여 공간’으로 남다

광주광역시 남구 주월동, 대형 학교와 아파트 단지가 어우러진 도심 한복판에 우뚝 선 정체불명의 폐건물. 지하 2층~지상 12층, 약 2,000평의 초대형 병원 골조가 1980년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40년 넘도록 미완공 상태로 방치돼 있다. 바깥에서 들여다보면 잡초와 오물, 무너져내린 장비, 누더기 벽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광주 도심 유령병원”이라 불리는 서진병원이다. 광주 시민들은 이 거대한 폐건물을 지나칠 때마다 “여기선 귀신도 의사·간호사 출신일 것” “학교 가려면 흉가 옆을 지나야 한다”는 농담과 함께 막연한 두려움을 호소한다.

도심 인구·교육 밀집지 바로 옆에 ‘흉물’이 30년 넘게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광주 도시경관의 미해결 난제로 꼽힌다.


영욕이 교차한 서진병원: 시작부터 끝까지 ‘비리와 방치의 상징’

서진병원의 탄생 – 최초 계획은 국내 최대급 병원

  • 1982년 9월 착공, 1988년 첫 번째 공사중단.
  • 전국 3대 병원, 광주~호남권 메디컬 랜드마크를 꿈꾼 대형 병원이었지만, 사업성·행정력·자금력이 엉켜버림.

사업 주체의 몰락 – 사학재단 비리와 재정 파탄

서진병원을 추진한 이는 이홍하 홍복학원 이사장. 그는 1980년대부터 전국 사립 고등학교 3곳, 대학교 6곳, 병원 2곳을 운영한 이른바 ‘재벌 사학’의 거물이었다. 하지만 학교 설립과정, 법인 자금 처리부터 횡령과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 서진병원 착공 뒤에도, 1991년 서남대(의대 포함) 설립을 밀어붙이며, 실질적으로 서남대·병원 ‘이중 개발’ 구조를 굴려 왔음.
  • 자금 혈맥이 끊기면서, 1993년 60%만 완공한 채 완전히 공사를 멈춤.
  • 향후 20년, 병원 건물은 단 한 번도 재개발·재건축 시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이홍하 이사장은 1,000억원대 교비 횡령으로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 실형 선고, 추징금 90억원을 부과받았다.
그가 관리하던 서남대는 2018년 폐교, 나머지 대학들도 줄줄이 문을 닫거나 사실상 폐쇄 수순을 밟았다.


끝없는 방치, 시민 일상에 스며든 ‘도시 흉물’

건물 뒤에는 대광여고, 서진여고 등 학교가 나란히 붙어 있다. 학생들은 등하굣길마다 수십 년 불 꺼진 병원 폐건물 앞을 지나야 하고, 지역 주민과 학부모 불안 또한 점점 커졌다. 여름철이면 청소년 호기심 대상이 되고, 우범지대나 도시 미관 훼손 논란도 매년 반복됐다. 더불어 관리 주체 부재, 도시 인프라·공간 활용 효율 저하 문제까지 악순환했다.


법정투쟁으로까지 번진 재개발과 “끝나지 않는 소유권 분쟁”

흉물 청산 첫타자, 그랜드종합개발의 땅 매입 시도

2016년, 부동산개발사 그랜드종합개발이 경매로 병원 부지 80%를 45억원에 낙찰받았다.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개발을 추진했으나, 핵심 병원 건물은 홍복학원 소유로 남아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함.


경매로 나온 병원 건물, ‘새 투자자 등장’의 딜레마

법원 강제경매로 병원 건물까지 시장에 나오자, 처음엔 그랜드종합개발이 전량 인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서울 소재 A교회가 5억1,000만원을 써내 최종 낙찰자에 오르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후 그랜드종합개발 측이 “개발권 침해”를 이유로 경매결정에 이의를 제기, 현재까지도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 광주지법은 매각허가 결정을 취소(2022년 9월), A교회는 항고하면서 재판이 장기화.
  • 법원 최종 결정 전까지, 건물·토지 소유권 불확실, 철거 불가 등 모든 사업이 멈춘 상태로 남게 됐다.

“흉물로 남은 진짜 이유는 사람이 만든 공백”

광주 도심 서진병원은 단순히 낡은 유령병원이 아니라, 탐욕, 방임, 이해갈등, 법제도의 미비, 행정력 부재가 어떻게 도시 한가운데 대형 흉물로 남는지 보여주는 산증거다. 개발과 재생, 도시 혁신이 말만 무성했던 30년, 결국 해결 못한 공간 하나가 시민 일상, 지역경기, 도시 브랜드까지 발목 잡고 있다.

언제고 사라질 듯 하다가, 오늘도 변하지 않고 서 있는 그 건물  진짜 ‘귀신’은 벽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무관심과 사회 시스템의 공백임을 이 사례는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의 도시가 이런 ‘흉물의 시대’를 끝낼 수 있으려면, 이제는 공공의 결단, 법·제도의 개혁, 그리고 모든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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