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무는 거북이 출몰로 충격을 안긴 가운데, 손가락 절단 사고에 대한 주의와 대응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인천의 한 공원에서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분류되는 ‘늑대거북’이 나타나 시민을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턱의 힘이 강하고 공격적인 이 거북이는 사람의 손가락을 절단할 정도로 위험해 접근을 피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고뿐 아니라 일상생활이나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가락 절단 사고에 대해, 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김지섭 교수는 신속한 응급조치가 회복 가능성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손가락이 절단됐을 경우, 6시간 이내에 접합 수술이 이뤄지면 성공률이 가장 높다”며 “최대한 늦어도 12시간 이내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손가락 접합 수술의 성공률은 80~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응급처치와 수술 전 보관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우선 119에 즉시 신고하고, 출혈 부위는 깨끗한 수건으로 지혈해야 한다. 이때 절단된 부위는 깨끗한 물로 세척한 뒤 젖은 수건에 싸서 비닐팩에 넣고, 얼음물에 담아 저온을 유지한 채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단, 절단 부위가 얼음과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병원에 도착하면 전신마취 하에 곧바로 수술이 시작된다. 절단 부위의 뼈를 금속핀으로 고정한 뒤, 혈관과 신경, 피부를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혈관을 제대로 잇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전체 수술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혈관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수술 후 조직 괴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수술 부위의 혈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용 거머리를 활용하기도 한다. 거머리는 정맥 혈류 흐름 여부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며, 혈액 응고를 방지하기 위한 항응고제 투여도 병행된다.
김지섭 교수는 “절단 부위의 혈관과 신경이 살아 있다면 대개 수술은 순조롭게 진행되며, 이후 실밥과 금속핀을 제거하고 단계별 재활을 통해 기능과 감각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접합 이후에는 근육, 신경, 관절의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늑대거북 출몰 사건을 계기로 시민들이 생태계 외래종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응급 상황 시 올바른 대응법을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작은 부주의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손가락 절단 사고는, 신속한 응급처치와 적절한 수술로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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