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면 카페나 주스 전문점에서 수박주스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시원하고 달콤한 맛 덕분에 더운 날씨에 갈증 해소는 물론, 입맛을 돋우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하나 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수박주스에는 수박 외에 다량의 시럽이나 설탕이 첨가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카페나 주스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수박주수는 당도를 높이기 위해 설탕 시럽이나 액상과당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음료 한 잔에 30~50g 이상의 당분을 포함하게 만든다. 실제로 수박은 자체 당분이 적지 않은 과일인데, 여기에 시럽까지 더해지면 혈당 급상승, 인슐린 과잉 분비,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시럽을 뺀 ‘순수 수박주스’는 이런 부담 없이 수박 본연의 건강 효과만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수박 자체의 당분이면 충분하다
수박은 100g당 약 6~7g 정도의 천연 당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과일 중에서도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전체의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마실 때 단맛이 부드럽게 퍼지고, 체내 수분 흡수도 빨라진다. 따라서 수박 자체만 갈아도 충분히 단맛과 시원함을 즐길 수 있으며, 별도로 시럽을 추가하지 않아도 전혀 심심하지 않다.
게다가 수박의 당은 천연 과당과 포도당으로 구성돼 있어, 식이섬유와 수분이 함께 들어오면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 특성이 있다. 반면 시럽에 포함된 정제당은 체내 흡수 속도가 빨라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할 수 있고, 특히 당뇨 전단계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단맛을 원한다면 시럽보다는 수박의 숙성도나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방법이다.
시럽을 빼면 항산화 효과가 온전히 살아난다
수박은 단순히 수분이 많은 과일이 아니라, 리코펜과 시트룰린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기능성 식품이다. 특히 리코펜은 토마토보다 수박에 더 많이 함유돼 있으며, 이는 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시트룰린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 조절, 근육 피로 회복 등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여기에 시럽을 첨가하면 문제가 생긴다. 정제당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항산화 작용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건강을 위해 마신 수박주스가 오히려 몸속 염증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럽을 빼고 수박만 갈아 마시면, 이러한 유익 성분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고, 과일이 가진 자연 치유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인공 시럽은 장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시럽에 포함된 액상과당은 과일의 천연 당분과는 성질이 다르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이나 정제 설탕은 장내 유해균의 먹이가 되기 쉬우며,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제당은 장 점막을 약하게 만들고, 소화기계에 지속적인 자극을 줄 수 있어 장 기능이 민감한 사람에게는 설사나 복부 팽만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반대로 수박은 천연 수분과 섬유질이 함께 들어 있어 장 운동을 촉진하고, 여름철에 부족해지기 쉬운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시럽을 뺀 수박주스는 장을 편안하게 하고, 수분 흡수도 빠르며, 인공 성분에 의한 부작용 우려가 적다. 특히 아침 공복에 마신다면 장을 부드럽게 자극하면서 하루의 시작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진짜 수박주스는 ‘단순한’ 조합이어야 한다
수박주스를 건강하게 즐기고 싶다면, 주문할 때 반드시 “시럽 빼고 수박만 갈아주세요”라고 요청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스는 재료가 단순할수록 흡수도 빠르고 부담도 적다. 수박 하나만 갈아 넣은 주스는 재료 자체의 맛이 깔끔하게 살아나며, 천연 당의 자극도 부드럽다. 더 시원한 맛을 원한다면 냉동 수박을 살짝 해동해 사용하는 방법도 좋다. 얼음 대신 냉동 수박을 넣으면 단맛도 진해지고, 영양소 파괴도 줄일 수 있다.
무더운 여름, 목이 마르고 시원한 음료가 당길 때일수록 단순한 선택이 건강한 선택이다. 시럽을 빼고 마시는 수박주스 한 잔은 수분 보충, 항산화 작용, 장 건강까지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진짜 여름 보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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