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프라이어는 기름 없이도 튀긴 듯한 효과를 내주는 조리도구로, 집집마다 하나쯤은 있는 필수 가전이 됐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음식이 바삭하기보다는 퍽퍽하거나, 너무 말라버려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고기류나 빵류는 내부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 버려서 퍽퍽한 식감이 강하게 남는다.
또 하나의 불편한 점은 조리 후 내부에 눌어붙는 기름과 찌꺼기다. 바스켓이나 팬에 기름이 튀어 엉겨붙으면 세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반복될수록 성능도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게 바로 ‘물 한 컵 넣기’라는 팁이다. 단순하지만 효과는 꽤 놀라운 수준이다. 왜 물 한 컵이 이런 변화를 만드는지, 과학적 이유를 짚어보자.

물은 조리 중 수분을 보존하고 증기를 만들어준다
에어프라이어는 열풍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음식 표면이 빠르게 익고 수분이 날아간다. 이때 기기 바닥에 물 한 컵을 넣어두면 수분이 증발하며 자연스럽게 조리실 안에 습도가 생긴다. 이 미세한 수분막은 음식의 표면을 보호하고 내부 수분 손실을 막아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조리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닭다리나 고구마처럼 겉은 노릇해야 하지만 속은 말라선 안 되는 음식일수록 이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물은 조리 온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단지 ‘공기 내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기 성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단, 물은 바닥 부분에만 넣어야 하며 음식과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수증기는 바삭함을 더 오래 유지하게 만든다
음식이 바삭해지는 데는 단순히 온도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겉면의 수분이 일정하게 증발하고, 내부에서 수분이 과하게 빠지지 않을 때 바삭하면서도 밀도 있는 식감이 형성된다. 물 한 컵에서 발생한 수증기는 조리실 내부의 공기 순환을 완화시키고, 과도한 건조 현상을 막아준다.
특히 냉동식품을 데울 때 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물이 없는 상태에서는 음식이 건조해지면서 겉만 딱딱하고 속은 마르지 않은 경우가 생기는데, 수증기 환경에서는 냉동 수분이 안정적으로 해동되고, 전체적으로 고르게 익는다. 그 결과 바삭함은 유지되면서도 텍스처는 부드럽다. 식감의 품질이 한 단계 올라가는 셈이다.

기름때가 덜 튀고 청소도 쉬워진다
에어프라이어를 쓰다 보면 조리 후 기름이 튀어 기기 내부에 찌든 기름때가 생긴다. 기름이 높은 온도에 닿으면 연기와 함께 탄화가 일어나면서 찌꺼기와 냄새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바닥에 물을 넣으면 이 기름이 튀는 것을 일정 부분 막을 수 있다. 물에서 생긴 수증기가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기름이 직접 벽면에 닿아 끓는 과정을 완화시켜준다.

또한 수증기는 음식에서 떨어지는 기름과 부스러기가 바닥에 눌어붙는 것을 방지해준다. 조리 후 물만 따라내고 키친타월로 한 번 닦으면 대부분의 찌꺼기가 쉽게 정리된다. 기름이 굳어 버릴 걱정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주 쓰는 사람일수록 청소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든다. 장기적으로는 기기 수명도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

어떤 음식에 효과가 좋고, 어떤 주의점이 있는지
물 한 컵 넣기 방식은 대부분의 고온 조리에 적용할 수 있지만, 특히 고기류, 빵류, 냉동식품, 뿌리채소류에 효과가 좋다. 삼겹살처럼 기름이 많이 튀는 음식은 물론이고, 튀김류도 더욱 바삭하고 기름지지 않게 완성된다. 감자튀김, 핫도그, 냉동 만두 같은 제품도 속이 덜 마르고 바삭함이 오래 유지된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조리실 내부가 과습해져 겉면이 눅눅해질 수 있고, 기기의 공기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바스켓 기준으로 종이컵 1컵(약 180ml) 정도가 적당하다. 물은 바닥 철망 아래 공간에 넣는 것이 안전하며, 직접적으로 열선과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부 모델은 열선이 아래에 있는 경우가 있으니 사용자 설명서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주 단순하지만 조리의 품질을 바꾸는 한 컵
에어프라이어는 간편하지만, 조리 결과의 만족도는 사용법에 따라 크게 갈린다. 물 한 컵을 넣는 이 방법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식감, 위생, 청소 편의성까지 동시에 개선해주는 실속 있는 팁이다. 수분 손실 없이 조리하고, 기기 오염도 줄이며, 음식의 완성도를 높이는 이 방법은 에어프라이어를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익혀야 할 기본 습관이다.
한 컵의 물로 음식이 더 맛있어지고, 세척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면, 이 작은 습관은 그 어떤 고급 기능보다 실용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지금 바로 한 번 따라 해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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