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토막난 세종 아파트…서민들의 희망이었는데
한때 전국에서 가장 뜨겁던 부동산 시장, 세종시가 반토막의 늪에 빠졌다. 2020년 전국 아파트 상승률 1위였던 세종시는 ‘행복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공무원 이전, 각종 개발 호재를 안고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한때 13억 원이 넘던 아파트가 7억 원대로 내려앉는 등 절반 가까이 추락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민도 내 집 마련할 수 있다’며 눈물로 계약서를 썼던 실수요자들에겐 참담한 현실이 됐다.

💸 수루배·가온 단지 직격탄…6억 이상 하락도
대표적인 사례로 반곡동 수루배마을1단지 전용 96㎡는 2021년 최고가였던 13억5000만 원에서 지난달 7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무려 6억 원의 하락이다.
다정동 가온6단지 중흥S-클래스센텀시티 역시 108㎡ 기준 14억 원에서 8억3000만 원으로 5억7000만 원이 빠졌다. 공통점은 모두 2020~2021년 고점에 매수된 단지라는 점. 이 시기에는 ‘패닉바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수세가 과열됐고, 이제 그 후폭풍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 규제 해제에도 회복은 더디게
세종시는 한때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가 해제되었고,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정책 대출이 도입되면서 반등 기미도 보였다. 실제로 59㎡ 아파트가 4억 원 밑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4억6000만 원선까지 올랐다.
하지만 고금리가 발목을 잡으며 다시 4억2000만 원으로 내려갔고, 시장은 얼어붙었다. 거래는 줄고, 수요는 기다리는 상황. 공인중개사들은 “지난해엔 대출만 풀려도 거래가 활발했는데, 올해는 정책 효과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 2생활권·나성동도 예외 없어
학군과 상권이 밀집된 세종시 2생활권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나성동 84㎡ 아파트는 호가는 10억 원이 넘지만 실제 거래는 8억 원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대형 평형일수록 매수세가 더 위축됐다.
급매로 나온 소형 평형에만 제한적 수요가 붙고, 그 외 단지는 거래 자체가 실종된 상황이다. 매도자는 호가를 내리지 않고, 매수자는 이사 비용과 금리를 계산하며 관망만 하고 있다. 시장은 정체됐고, 실수요자들의 결정은 점점 더 미뤄지고 있다.

🏗 분양가 상승이 시장에 불지필까
반전의 열쇠는 ‘신규 분양’이다. 세종시는 최근 2년간 신규 공급이 없었고, 하반기에는 5·6생활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문제는 분양가다.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보다 높게 책정되면 주변 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화성 동탄에서 입지 낮은 단지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주변 아파트 가격이 들썩였던 전례처럼, 세종도 같은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는 일부 실수요자들을 다시 시장으로 이끌 수 있는 기폭제다.

🕰 관건은 ‘금리 인하 타이밍’
현재 시장을 지켜보는 매수 대기자들은 ‘금리’에 모든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중개업소에는 “금리가 내려가면 그때 계약하겠다”는 말만 반복되고 있고, 매도자들도 기대심리 속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변화 여부가 확정되면 다시 한 번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 수 있을지, 혹은 하락 장기화로 들어설지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실수요 중심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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