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전에서 드러난 방어망의 한계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던 미군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불과 12일간의 전투에서 그 허점을 드러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짧은 무력 충돌에서 미국은 총 230발 이상의 고가 요격미사일을 사용하며 자국 전체 보유량의 약 4분의 1을 소모했다. 특히 고성능으로 알려졌던 SM-3 요격미사일이 기대 이하의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내부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단기간에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소모는 향후 미군의 전력 유지 및 재보급 전략에 심각한 경고등을 켜고 있다.

THAAD 요격체계의 소모 현실
육상 방어의 중심축인 THAAD는 두 세트가 이스라엘로 긴급 파견돼 하루 평균 12발 이상, 총 150발이 넘는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미국이 지금까지 조달한 THAAD 미사일 재고의 약 25%에 달하는 수치로, 단기 충돌이 장기 작전 못지않은 소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미 국방부는 이처럼 급격한 소진에 대응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구매분을 전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우디 역시 전략적 시설 보호가 시급한 만큼 이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해군 역시 요격탄 부족 직면
해상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7척이 동지중해와 홍해에 전개됐으며, 이들 구축함은 총 80발에 달하는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의 가격은 버전에 따라 8억 원에서 25억 원 사이에 달하며, 고비용과 함께 연간 생산량도 한정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소모는 매우 충격적인 결과다. 이는 단기 무력 충돌이라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극심한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요격 효율 논란 커지는 SM-3
더 큰 문제는 SM-3 미사일의 실전 성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국방부 소식통은 SM-3가 기대한 만큼의 요격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속으로 날아오는 다탄두 미사일이나 디코이를 판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복잡한 전투 환경이 성능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SM-3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군 내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향후 실전 배치 및 도입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의 SM-3 도입, 현명한 선택일까
이런 가운데 한국 역시 SM-3 도입을 추진 중이다. 방위사업청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8천억 원 이상을 투입해 약 30발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군의 실전 경험에서 드러난 SM-3의 한계는 한국의 방어 전략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단순 도입을 넘어 조기경보체계 강화, 자국형 요격체계 개발, 그리고 다층적 방어 구조 구축 등 종합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례는 미사일 방어체계의 효율성뿐 아니라 보급 체계, 전략적 운용 능력까지 전면 재검토할 필요성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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