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플 푸드는 단순히 색이 예쁘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 아니다. 보라색을 띠는 식물성 식품에는 공통적으로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식물이 자외선과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색소로, 인체에서는 세포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특히 노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ROS)를 중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피부 탄력 유지, 혈관 건강 보호, 면역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퍼플 푸드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노화와 만성 염증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식물성 치료제’라고도 볼 수 있다. 아래에서 대표적인 퍼플 푸드 4가지를 살펴보면 그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이해된다.

블루베리 – 기억력과 시력, 노화 억제에 모두 효과적이다
블루베리는 퍼플 푸드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항산화 식품이다. 특히 북미 지역 야생 블루베리에는 안토시아닌, 비타민 C, 셀레늄, 루테인 등 항산화 물질이 고루 함유되어 있어 뇌 건강과 시력 보호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블루베리를 꾸준히 섭취한 고령자 집단에서 기억력 저하가 늦춰지고, 주의력과 인지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결과도 나왔다.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해 뇌세포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산화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시력 저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냉동보관 후 스무디나 샐러드에 곁들여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색 고구마 – 장 건강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자색 고구마는 일반 고구마보다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이 훨씬 풍부한 편이다. 자색을 띠는 이유 역시 고농도의 안토시아닌 덕분인데, 이 성분은 장내 유익균 증식을 도우면서도 체내 염증 반응을 낮추는 이중 작용을 한다. 특히 자색 고구마에 포함된 복합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아 당뇨 환자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에게도 안전한 식재료로 평가된다.
일본과 하와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장수 식단의 필수 식품으로 꾸준히 활용되고 있으며, 노화 방지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좋다는 보고가 있다. 조리 시에는 찌거나 구워서 안토시아닌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적양배추 – 항염 작용과 간 해독 능력이 뛰어나다
적양배추는 일반 양배추보다 안토시아닌 함량이 수배 이상 높으며, 항염 작용이 특히 강한 식품이다. 적양배추의 진한 보라색은 폴리페놀과 황 화합물이 결합된 색으로, 간 해독 효소를 활성화하고 염증성 질환의 주요 지표를 낮추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적양배추에는 비타민 K와 글루코시놀레이트가 풍부하여, 뼈 건강과 간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샐러드나 피클로 섭취하면 생리활성 물질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고, 항암 작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는 현대인에게 적양배추는 간 기능 회복에 유용한 ‘천연 보조제’가 될 수 있다.

가지 – 뇌혈관 보호와 콜레스테롤 개선에 효과가 있다
가지의 보라색 껍질에는 나스닌(nasunin)이라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뇌세포의 지질막을 보호하고 혈관 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작용을 한다. 나스닌은 특히 뇌세포의 산화적 손상을 막아 노인성 치매, 혈관성 치매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하며,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준다.
가지는 대부분 껍질을 벗기지 않고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안토시아닌은 대부분 껍질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굽거나 찐 가지는 흡수율이 높아지며, 기름에 살짝 볶을 경우 체내 이용률이 더욱 향상된다. 저열량에 식이섬유도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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