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삼킬 때 자주 ‘사레’에 들린다면 대부분은 일시적인 기도 자극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삼킴 곤란이 반복되거나 이유 없이 자주 발생한다면 단순한 일과성 증상이 아닌 신경계 이상, 특히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갑작스럽게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넘어가면서 기침, 숨 가쁨, 목 가다듬음 등이 자주 나타난다면 후두와 식도를 조절하는 뇌신경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사레 증상은 단순 기침과는 다르게, 음식물이 식도로 가지 못하고 기도로 흡입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신경계 이상, 즉 뇌의 손상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뇌졸중은 연하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현상으로, 신체 마비나 언어장애와 함께 ‘연하장애(삼킴 곤란)’도 자주 동반된다. 이는 뇌의 연하 근육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가 손상되면서, 음식물이 정상적인 경로로 이동하지 못하고 기도로 잘못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환자 본인이 느끼기 어려울 수 있고, 초기에는 단순히 사레로 오인되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특히 좌측 혹은 우측 뇌줄기 영역에 손상이 생겼을 경우, 인지되지 않은 연하장애가 나타나며, 이는 흡인성 폐렴의 원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노인환자들의 뇌졸중 후 합병증 중 연하장애는 30~5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연하반사 저하와 후두 폐쇄 기능 약화가 사레로 이어진다
정상적인 삼킴 기능은 구강-인두-식도를 거치는 복잡한 과정이며, 이때 후두개가 기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인해 후두폐쇄 기능이나 연하 반사가 저하되면, 이 보호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흡인’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환자는 사레를 심하게 들고, 경우에 따라 물을 마시기조차 힘들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이 무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증상 흡인(silent aspiration)’은 기침 등의 반응 없이도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현상으로, 자주 발생할 경우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레 증상은 단순 불편함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사레 증상은 즉시 신경학적 평가가 필요하다
중년 이후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레 증상, 특히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음식을 넘기기 어렵거나 기침 반사가 반복된다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뇌졸중은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후유증을 줄일 수 있으며, 연하장애가 조기에 발견되면 흡인성 폐렴이나 영양결핍을 막을 수 있다.
검사 방법으로는 연하조영검사(VFSS), 섬광 내시경 검사 등이 활용되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연하 재활치료나 음식 형태 조절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내과적 검사만으로는 뇌졸중 후 연하장애를 놓치기 쉽기 때문에, 사레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신경학적 원인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 고위험군으로 간주해야 한다.

예방과 관리는 음식 조절과 자세 교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미 뇌졸중 진단을 받았거나, 사레 증상이 반복되는 사람은 식이요법과 자세 조절로 연하장애를 줄일 수 있다. 음식은 고형보다 부드럽고 묽지 않은 점도가 적당한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식사 중에는 목을 약간 숙인 자세를 유지하고 천천히 소량씩 삼키는 습관이 중요하다. 물은 그냥 마시기보다 젤리 형태나 농축 음료로 대체하면 흡인 위험이 줄어든다.
또한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은 피하고, 충분히 앉은 상태에서 위를 안정시켜야 한다. 연하 근육 강화를 위한 물리치료나 연하 재활 프로그램도 효과적이며, 가족이나 보호자의 관심과 조기 인식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단순한 사레도 뇌의 이상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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