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가정의 주방에서 빠지지 않는 조미료 ‘다시다’는 고기 육수 맛을 간편하게 낼 수 있어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 편리함 이면에는 상당한 양의 나트륨과 합성 향미료, 조미염이 포함되어 있어 장기간 사용 시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은 식사 속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조미료 한 스푼만으로도 400~600mg에 달하는 나트륨을 추가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다시다의 주성분은 정제소금, 설탕,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맛은 내지만 영양적 가치는 거의 없고, 오히려 신장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시다 대신 ‘표고버섯 가루’로 감칠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는다
다시다의 대체재로 가장 손꼽히는 것이 바로 표고버섯이다. 표고버섯에는 천연 감칠맛 성분인 구아닐산과 글루탐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MSG 없이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자연 식재료이다. 말린 표고버섯을 가루로 내거나 국물에 우려낸 후 육수로 활용하면 다시다에 버금가는 풍미를 낼 수 있으며, 무엇보다 혈압을 높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표고버섯에는 에리타데닌이라는 특수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혈관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단순히 맛의 문제를 넘어, 식단 자체의 질을 개선하는 중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멸치와 다시마 육수는 전통적인 ‘저염 감칠맛’의 본보기이다
다시마와 멸치는 오래전부터 한식 국물의 기본 재료로 사용되어 왔으며, 천연 감칠맛을 낼 수 있는 대표 식재료로 여겨진다. 다시마에는 글루탐산나트륨이 자연 상태로 들어 있어 MSG와 유사한 맛을 내지만, 인공 첨가물 없이도 깊은 풍미를 전한다. 멸치 역시 이노신산이라는 감칠맛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다시마와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

특히 멸치와 다시마를 물에 담가 우려낸 후, 끓이지 않고 냉침 방식으로 육수를 뽑으면 더욱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육수는 국, 찌개, 볶음 요리까지 두루 사용할 수 있으며, 필요시 냉동 보관도 가능하다. 이 조합은 염분을 첨가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맛이 우러나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들에게도 매우 이상적이다.

건표고·다시마·양파·무를 넣은 ‘천연 조미료 팩’이 간편하면서도 건강하다
조미료를 아예 끊기 어렵다면, 미리 준비된 천연 조미료 팩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표고버섯, 다시마, 말린 무, 말린 양파, 마른 대파 등을 건조시켜 믹서로 곱게 갈아 밀폐 용기에 보관하거나, 티백형 조미 팩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이 방식은 MSG나 조미염 없이도 감칠맛을 내면서, 음식 전체의 염도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육수 우려내기 번거롭다고 느끼는 1인 가구나 바쁜 가정에서도 사용하기 좋으며, 티백 하나로 국 한 냄비의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천연 재료에서 오는 풍미는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으며, 각종 영양소도 함께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혈압을 위한 식단, 나트륨보다 ‘풍미’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혈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간을 심심하게 하기보다는, 풍미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향이 강한 허브나 향신채소(파, 마늘, 생강 등), 구운 견과류, 참기름 몇 방울, 식초나 레몬즙처럼 산미를 주는 재료들을 활용하면 간을 세게 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맛을 만들 수 있다.
결국 ‘다시다’의 편리함을 버리고 건강한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은 혈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진대사 건강을 향상시키는 길이다.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방이라면, 가장 먼저 조미료 선택부터 바꿔보는 것이 건강한 변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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