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에 쌓이는 미세플라스틱 매일 쓰는 이 조리도구에서 시작됩니다
요즘은 건강을 위해 식재료뿐 아니라 조리도구도 꼼꼼히 따져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요리를 해도, 사용하는 조리도구에서 유해 물질이 나온다면 말 그대로 ‘독을 더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것이 바로 미세플라스틱 문제입니다. 흔히 생수병이나 일회용품에서 나오는 줄만 알았던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부엌에서도 매일매일 요리 중에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중심에는 열에 쉽게 반응하는 ‘실리콘 주방용품’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색깔도 다양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이유로 실리콘 주걱, 실리콘 뒤집개, 실리콘 찜기, 심지어 전자레인지 전용 실리콘 용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부엌을 채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실리콘 도구들이 고온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생각보다 빠르게 미세플라스틱 또는 실리콘 유사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실리콘은 안전하다고 알고 계십니다.
실제로 실리콘은 플라스틱보다는 열에 강하고, 화학적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모든 실리콘이 동일한 품질은 아니며, 일부 저가형 제품의 경우 ‘가교제’라고 불리는 첨가제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아 고온 조리 중 분해될 수 있는 독성물질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200도 이상 열을 가하면 실리콘 자체가 분해되면서 냄새가 나거나 표면이 끈적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미세 입자가 음식에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미세 입자는 기름기 많은 음식과 조리될수록 더 쉽게 흡착되며, 체내 흡수가 높아집니다. 특히 국물 요리나 볶음 요리처럼 뜨거운 상태에서 직접 접촉하는 조리법일수록 더 많은 미세물질이 배출될 수 있습니다. 이런 성분들이 위장에 축적되면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리거나, 위점막에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온에서 실리콘 조리도구를 반복 사용한 가정의 설거지 후 잔류 물질을 분석해 본 결과,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실리콘 미세입자가 식기 표면에 남아있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이것이 반복적으로 음식에 닿고, 체내로 유입되는 것은 시간을 두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리콘 조리도구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래 몇 가지 조리 습관만 바꿔도 유해물질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첫째, 실리콘 제품은 반드시 ‘식품용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국내 식약처 인증, 또는 미국 FDA, 유럽 LFGB 인증 등이 명확히 표기된 제품만 선택하셔야 합니다. 마트나 시장에서 파는 정체불명의 저가 실리콘 제품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둘째, 실리콘 조리도구는 직접 불에 닿거나, 180도 이상 고온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사용해야 합니다. 프라이팬에 직접 닿아 볶거나 지지는 요리보다는, 저온 찜기나 반죽 도구처럼 간접 조리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실리콘 주걱으로 튀김 요리를 하거나, 팬에 눌어붙은 걸 긁는 습관은 고온 변형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셋째, 실리콘 외에도 열에 취약한 소재로는 코팅이 벗겨진 후라이팬, 플라스틱 주걱, 멜라민 그릇도 있습니다. 특히 멜라민 그릇은 전자레인지에 넣었을 때 포름알데히드 같은 발암성 물질이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국자나 국그릇도 국물 요리에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도자기나 유리 소재로 교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실천이 위장 건강, 장 건강, 나아가 전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음식이 몸을 만든다는 말은 이제 너무 흔한 이야기지만, 음식을 담고 조리하는 그릇과 도구도 결국 내 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임산부, 노년층의 경우는 체내 독성물질 배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요즘은 건강한 재료만으로 요리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먹는 음식뿐 아니라, 어떻게 조리하고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진짜 건강한 식생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엔 부엌 서랍 속 실리콘 조리도구, 플라스틱 국자, 오래된 프라이팬을 한번 점검해보는 건 어떠신가요?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