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와 열대야, 그리고 실내외 온도 차에 의한 냉방병까지 겹치면서 피로와 면역력 저하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에어컨 바람과 외부 고온의 급격한 온도 변화는 신체를 더욱 지치게 만들어 각종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데, 이 중 ‘대상포진’은 반드시 주의가 필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가 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피부에 통증과 수포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몸살감기와 비슷하게 으슬으슬한 오한과 피로감을 동반하다가, 특정 부위에 칼로 베는 듯한 고통과 함께 붉은 발진, 띠 모양의 물집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세란병원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으로 대상포진은 매년 여름철인 7~9월 사이에 가장 환자가 많다. 이는 높은 습도와 실내외 온도차, 수면 부족과 과로가 면역력을 떨어뜨려 바이러스 활성화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대상포진 발생률이 높으며, 이후 나타나는 후유증의 위험성도 크다.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부장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고통이 매우 심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노인의 경우 그 비율이 3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대상포진은 감기처럼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질환이 아니며, 뇌염이나 안면마비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무엇보다 빠른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핵심이다.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거나 주사치료를 받으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신경 손상을 줄여,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신경통 등의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장 부장은 “초기 통증이 발생했을 때부터 전문 진료를 받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신경계 손상을 줄일 수 있다”며, “50세 이상이라면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예방백신은 대상포진 자체를 막을 뿐 아니라, 발병 시에도 증상을 경감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여름철, 단순한 피로나 냉방병으로 여길 수 있는 증상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몸에서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 대상포진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예방접종과 면역력 관리가 이 계절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사진]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8/CP-2023-0441/image-0eb8a065-76e2-443c-aede-9ce96ba9a04f.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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