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에서 발견된 청동 파편이 약 3200년 전 엘리트 전사가 착용한 갑옷의 조각으로 확인됐다.
체코 브르노 시립박물관(BCM) 역사학 연구팀은 6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체코 브르노 인근 생 제르맹 뒤 플랭에서 발견된 금속 조각들의 정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의문의 금속 조각들은 2023년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유물을 탐색하는 고고학 마니아들이 찾아냈다. 창날 끝과 청동 조각, 낫, 바늘 등이 의도적으로 폐기된 것처럼 마구 구겨져 묻혀 있었다. 의뢰를 받고 연구에 착수한 BCM 역사학자들은 어떠한 의식의 일환으로 물건들이 한꺼번에 매장된 것으로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구겨지고 녹이 슨 청동 조각은 약 3200년 전 전사들이 착용한 갑옷의 일부로 파악됐다”며 “물결과 태양 등 화려한 장식이 들어간 조각들을 잘 펴고 2년간 연구한 끝에 온전한 갑옷을 입체 모델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반 공개가 결정돼 현재 전시 준비가 진행 중인 이 유물은 고대 유럽 지역 전사들의 생활이나 문화를 이해할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 갑옷의 제작 연대가 청동기시대 후기(기원전 1600~1200년경)라는 사실은 금속 조각을 최대한 복원하고 3D 스캔한 뒤 디지털 처리한 뒤에야 밝혀졌다.

조사 관계자는 “당시 청동 갑옷은 매우 귀해 주로 엘리트 전사들이 사용했다”며 “일반 병사들은 가죽이나 천 등으로 만든 조악한 방어구를 착용했다. 이런 갑옷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분해되기 때문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청동 갑옷의 흉곽 파편 외에도 무기와 생활용구로 추정되는 청동 제품도 출토됐다. 이들은 모두 의도적으로 파괴돼 묻힌 흔적이 있다”며 “각 조각들을 보다 면밀하게 조사하면 당시 전사와 병사들의 생활상, 병기와 도구를 폐기해 묻은 의식의 정체를 알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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