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차세대 전차의 유럽 진출
K2 ‘흑표’ 전차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3.5세대 주력전차로, 첨단 전자장비와 강력한 화력을 갖춘 차세대 전력이다. 1,500마력 디젤 엔진, 반능동 현가장치, 자동 장전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원래 한반도의 지형과 작전 환경에 최적화해 설계됐지만, 폴란드와의 대규모 수출 계약을 계기로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이로써 유럽 전차 시장에서 독일 ‘레오파르트 2’ 시리즈가 독점하던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레오파르트 2의 아성에 도전
독일 크라우스마파이-베그만(KMW)의 레오파르트 2 전차는 수십 년간 유럽 방위의 상징이었다. 나토 회원국 다수가 운용하며 전투력과 신뢰성을 입증해 왔다. 하지만 고가의 가격, 긴 납기, 제한된 생산 능력은 고객국들의 불만 요소였다. K2 전차는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가격은 비슷하거나 낮지만, 제작 속도와 납기가 훨씬 빠르며, 폴란드 현지 생산까지 포함한 유연한 공급 구조를 제시했다. 이 점이 유럽 각국의 관심을 끌었고, 독일 방산업계에 긴장감을 줬다.

유럽 지형에 맞춘 ‘맞춤형 K2’
K2 전차는 원래 한반도의 산악·도심·습지 지형에 맞게 설계됐지만, 폴란드 수출형 ‘K2PL’은 유럽 환경에 맞춰 대폭 개량됐다. 장갑 방호력을 강화하고, 추위와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파워팩과 냉난방 시스템을 추가했다.
또한 나토 탄약 규격과 통신 체계에 맞춘 표준화를 적용해, 유럽 전장에서 즉시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맞춤형 접근 방식은 ‘기존 제품을 그대로 파는’ 서유럽식 방식과 차별화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방산 외교와 금융 경쟁력
폴란드 계약에서 한국이 보여준 강점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선 ‘패키지 딜’이었다. 무기 공급과 함께 기술 이전, 현지 생산 라인 구축, 유지·보수 체계 제공까지 포함됐다.
다만 최근 2차 계약에서는 금융지원 조건을 둘러싸고 협상이 지연되는 등 과제가 드러났다. 유럽 고객들은 독일, 프랑스 등과 비교해 금융 조건이 불리하다고 느낄 경우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 방산 수출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금융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독일의 반응과 전략 변화
독일은 K2 전차의 유럽 진출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경쟁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시장 잠식 우려가 크다.
특히 폴란드가 K2PL 대량 도입을 확정한 이후, 독일은 차세대 전차 개발 프로젝트 ‘MGCS’ 일정을 앞당기고, 레오파르트 2 생산 라인을 확충하기 시작했다. 일부 유럽 군사 전문지는 “한국이 10년 안에 유럽 전차 시장 점유율 20%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향후 전망과 파급 효과
K2 전차의 유럽 시장 안착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한국 방산 산업 전반의 위상 강화로 이어진다. 향후 노르웨이, 루마니아, 체코 등도 잠재적 수요국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K2의 성공 사례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다른 한국 무기체계의 유럽 진출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 미국 등 기존 강자들의 견제와 가격·금융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결국 한국이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금융·외교 패키지를 강화한다면, 유럽 방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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