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화는 밑창과 중창에 충격 흡수 기능을 담당하는 EVA폼이나 에어쿠션, 젤 패드 같은 소재가 들어 있다. 하지만 이런 소재는 시간이 지나면 압축되고 경화돼 원래의 탄성과 복원력을 잃는다. 외형이 멀쩡해 보여도 내부 쿠션층이 단단해져 발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이 크게 늘어난다.
특히 오래 신은 운동화는 걸을 때나 뛸 때 발목, 무릎, 허리까지 전해지는 하중이 증가해 근육과 관절에 부담을 준다. 이는 운동 효율 저하뿐 아니라 부상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근육과 관절에 미치는 영향
충격 흡수가 잘 되지 않으면 보행 시 발바닥과 종아리 근육이 더 강하게 수축해 하중을 분산하려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종아리 근육 경직, 발바닥 근막염, 아킬레스건염 같은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무릎 관절은 반복적인 미세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오래된 운동화를 신으면 연골이 조금씩 손상될 위험이 커진다.

허리 디스크나 골반 불균형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충격이 더 빠르게 누적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결국 운동화의 상태는 단순한 신발 문제가 아니라 전신 근골격계 건강에 직결된다.

밑창 마모와 균형 문제
오래된 운동화는 밑창이 한쪽으로만 마모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착용자의 보행 습관과 체중 분포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한쪽이 심하게 닳으면 발목이 기울어지고, 걸음걸이 균형이 무너지면서 무릎과 허리에 비정상적인 하중이 실린다.

특히 러닝이나 걷기를 자주 하는 사람은 밑창 패턴이 고르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이 무너지면 운동 능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골격 변형이나 근육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밑창 상태는 쿠션과 함께 반드시 체크해야 할 요소다.

교체 주기와 관리 방법
전문가들은 보통 운동화의 교체 주기를 500~800km 사용 거리 또는 약 1년으로 권장한다. 주 3~4회 걷거나 달리는 사람이라면 1년이 채 되지 않아도 쿠션이 손상될 수 있다. 운동화를 오래 쓰고 싶다면 사용 후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건조시키고, 쿠션이 심하게 눌린 상태에서 장시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무리 관리가 잘 돼도 소재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쿠션 탄성이 점차 줄어든다. 따라서 눈에 띄는 외형 손상뿐 아니라, 착화감과 충격 흡수력이 떨어졌다고 느껴진다면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을 위한 선택
운동화는 단순히 발을 보호하는 도구가 아니라, 보행과 운동 시 전신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장치다. 오래된 운동화를 신는 것은 마치 자동차에서 노후된 서스펜션으로 계속 운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문제를 못 느껴도, 시간이 지나면 부품과 구조물에 손상이 누적되듯, 인체도 근육과 관절에 부담이 쌓인다.
건강한 운동 습관을 유지하려면 발에 맞는 새 운동화를 적절한 시기에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부상 예방과 운동 효율 향상, 나아가 장기적인 근골격계 건강을 지키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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