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무 살 이후 체중이 10kg 이상 늘어난 경우, 특히 복부 비만이 동반되면 지방간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간은 섭취한 영양소를 대사하고 해독하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여기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지방간’이 된다. 체중이 늘면 혈액 속 지방과 당의 농도가 높아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이 간 세포에 침착되며 간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젊은 시절보다 10kg 이상 체중이 늘었다는 것은 생활습관과 대사 구조가 크게 변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지방간뿐 아니라 대사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다.

체지방 증가가 간에 미치는 영향
체중 증가로 인해 지방 조직이 늘어나면, 지방세포에서 염증 유발 물질과 자유지방산이 많이 분비된다. 이 자유지방산이 간으로 유입돼 간세포 안에 축적되면서 지방간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단순 지방간 상태이지만, 방치하면 염증이 동반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FLD)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간세포 손상이 심해지고, 장기간 지속되면 간섬유화·간경변·간암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특히 체지방이 늘면 간의 해독 능력이 떨어져 독성 물질과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젊을 때 찐 살이 더 위험한 이유
스무 살 이후 급격한 체중 증가는 성인 대사 구조에 큰 변화를 준다. 성장기 이후에는 체세포 수가 거의 고정되는데, 성인이 된 뒤 찐 살은 지방세포 크기를 키우는 방식으로 저장된다. 커진 지방세포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지방 분해 시 더 많은 유리지방산을 방출해 간에 부담을 준다.
또 젊을 때 늘어난 체중은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간이 지속적으로 지방 축적과 염증에 노출된다. 이러한 장기 노출이 간 질환의 만성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지방간의 위험성과 초기 신호
지방간은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지만, 피로감·소화불량·우상복부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 간 수치(AST·ALT)가 상승하면 지방간 가능성이 높으며, 초음파 검사에서 간이 하얗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무증상 상태에서 방치되면, 간세포의 염증과 손상이 누적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 따라서 단순히 ‘간에 지방이 조금 낀 상태’라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예방과 개선 방법
스무 살 이후 찐 체중을 줄이는 것은 지방간 예방의 핵심이다. 체중의 5~10%만 감량해도 간 지방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단순당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음주 역시 지방간을 악화시키므로, 주 1회 이하로 제한하거나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다.
채소·통곡물·생선처럼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식품을 늘리고, 가공식품·탄산음료는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주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받아 변화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생활습관 관리만으로도 지방간은 충분히 예방·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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