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떨리듯 뛰는 부정맥 질환으로,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한국 심방세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2년 유병률은 전 인구의 2.2%로, 10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60대 3.0%, 70대 6.8%, 80대 이상 12.9%로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 질환은 심장의 펌프 기능을 약화시켜 심부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 특히 심방 내에 혈전이 형성돼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보다 뇌졸중 위험이 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은 두근거림, 호흡곤란, 무력감 등이 있으나, 무증상인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진단은 심전도 검사로 이뤄지며,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발작성 심방세동은 장시간 기록이 가능한 생활 심전도 검사를 활용한다. 치료는 항응고제를 포함한 약물요법이 기본이며, 약물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 시술이 고려된다. 기존에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RFCA)과 냉각풍선 절제술이 주로 시행됐다. 이 방식들은 고온이나 저온 에너지를 이용해 부정맥을 유발하는 심장 조직을 파괴하지만, 식도 손상·폐정맥 협착·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 가능성이 있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 펄스장 절제술(Pulse Field Ablation, PFA)이 차세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PFA는 고강도 전기장을 이용해 심장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 시술 시간은 기존의 절반 이하로 단축되고, 열·냉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 식도·신경 손상 위험이 거의 없다. 시술 후 통증과 회복 기간이 짧아 환자 만족도도 높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널리 사용 중이며, 국내에는 올해 초부터 본격 도입됐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는 국내에서 도입된 모든 PFA 기종을 운용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대기 기간이 짧고 환자 부담이 적어 시술 접근성이 향상됐다. 진은선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PFA는 시술 안전성이 높고 회복이 빠른 만큼, 조기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뇌졸중과 심부전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금주와 금연이 필수다. 특히 과음은 심방세동을 직접 유발할 수 있어 절주 이상의 금주가 권장된다. 가슴 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질환을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것이 심방세동과 그 합병증을 막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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