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 우울증은 단순한 기분 변화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항과 다르다. 이는 뇌의 화학적 불균형, 유전적 요인, 환경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정신건강 질환이다.
어른들의 우울증이 슬픔과 무기력함을 주로 드러낸다면, 아이들의 우울증은 짜증, 분노, 예민함 등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12세 이전에 발병하면 장기적으로 학업 성취도, 사회성, 자기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기 발견과 개입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짜증과 예민함이 나타나는 이유
우울증이 있는 아이들은 기분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전전두엽, 변연계)의 기능 저하로 인해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즐거움과 만족을 느끼는 도파민,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평소 좋아하던 활동에도 흥미를 잃고 쉽게 화를 내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단순히 ‘사춘기라서 예민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지속적인 감정 기복과 부정적 사고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상태가 길어지면 자기비난, 사회적 위축, 심지어 자해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

방치할 경우의 위험성
소아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져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 경우 사회생활 적응력이 떨어지고, 대인관계에서 갈등이 잦으며, 재발률이 높아진다.
학습 능력 저하와 집중력 감소로 인해 학교 생활에도 문제가 생긴다. 더 심각한 경우, 우울한 감정이 불안장애나 섭식장애, 충동조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아이들은 표현 능력이 부족해 내면의 고통을 숨기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어 조기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진단과 치료 방법
소아 우울증은 정신건강의학과나 소아청소년과에서 전문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면담, 행동 관찰, 심리검사 등을 통해 기분 상태, 사고 패턴, 사회적 상호작용 수준을 평가한다. 치료는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인지행동치료(CBT)는 부정적인 생각을 수정하고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가족치료는 부모와 자녀 간 의사소통을 개선하고, 가정 내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증상이 심한 경우 항우울제 사용을 고려하지만, 반드시 전문의의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가정에서의 예방과 대처법
부모는 자녀의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짜증과 반항 뒤에 숨은 진짜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은 뇌 건강과 기분 안정에 필수적이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부정적인 행동을 무조건 혼내기보다, 감정의 원인을 함께 찾아 해결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학교와의 협력, 또래 관계 개선 역시 회복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