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출토된 의문의 석기에 학계는 물론 대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무려 5000년 전에 만든 것으로는 믿기 어려운 미래형 디자인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이집트박물관 고고학 연구팀은 13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고대 이집트 원반의 연구가 무려 90년에 걸쳐 진행 중이지만 정확한 용도를 지금까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선풍기 날개 또는 자동차 냉각팬을 닮은 이 원반은 단단한 돌을 깎아 만들었다. 1936년 이집트 사카라 네크로폴리스에 자리한 분류번호 S3111의 직사각형 분묘, 즉 마스타바에 미라, 부장품들과 함께 잠들어 있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무덤의 주인이 사부(Sabu)라는 고관대작이었기에 원반은 사부 디스크(Sabu disk)로 명명됐다”며 “영국 이집트학자 월터 브리안 에머리가 무덤을 발견했을 때 이미 도굴된 뒤였지만 목제 관에 담긴 사부의 유골은 온전했고, 원반을 포함한 부장품 일부가 남아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형태의 석기와 도자기, 동제 도구, 소의 뼈 등 부장품 중에서도 사부 디스크는 단연 눈에 띄었다. 당초 파손된 상태였으나 학자들이 정성껏 복구했고 현재까지 이집트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신비로운 사부 디시크의 지름은 약 61㎝, 두께는 약 10㎝다. 정중앙에 속이 텅 빈 원통이 자리하고, 그 주변에는 곡선을 그리는 날개가 부착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소재로 사용된 돌은 변성암의 일종인 결정편암이다. 원래 진흙이나 실트로 구성되는 퇴적암이 높은 압력과 온도에 따라 변화한 것”이라며 “매우 단단하고 가공이 어려운 데다 충격에 약해 쉽게 깨지는 결정편암으로 이런 정교한 물건을 만든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휘어진 날개는 상당히 얇아 어떻게 가공했는지 상상도 어렵다”며 “선풍기 같은 냉각팬 또는 핸드 스피너를 떠올리게 하는 미래형 디자인은 도저히 5000년 전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수십 년 사부 디스크를 조사한 연구팀이지만 어떻게 정확히 대칭을 이루는 정교한 원반을 깎았는지 밝히지 못했다. 오늘날의 전동공구가 있어도 결정편암을 사부 디스크처럼 얇게 가공하기는 어렵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일부 이집트 문명 마니아들은 사부 디스크가 우주선의 추진장치에 사용된 오파츠(시공간을 뛰어넘는 유물)라고 본다. 디스크 중앙에 뚫린 구멍과 날개 구조 때문에 고대의 수력발전소 부품 내지는 맥주를 만들 때 쓴 통이라는 보는 이도 있다.

물론 디스크는 냉각팬처럼 생겼지만 회전에 부적합한 구조이고 수압이나 충격을 견디는 소재도 아니어서 현실적일 가능성은 낮다. 가장 그럴듯한 가설은 의식에 사용된 성스러운 물건이다.
실제로 고대 이집트 제1~제3왕조에는 공물과 기름, 향료를 담기 위해 돌을 납작하게 가공한 용기가 유행했다. 일부 학자들은 사부 디스크도 이런 유형의 석기일 가능성을 점쳤. 그렇다고 해도 디자인이 너무 파격적이고, 뭣보다 결정편암을 쓴 이유는 미스터리다.
연구팀 관계자는 “디자인이 희한하고 깨지기 쉬운 소재를 쓴 점에서 일상생활이 아닌 의식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망자를 기리는 부장품, 즉 사후세계에서 사용하기 위한 상징적인 용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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