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1960년 발굴된 일명 페트랄로나 맨(Petralona man)의 두개골은 최소 28만6000년 전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프랑스 고생물학연구소(Institut de paleontologie humaine)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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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1960년 발굴된 일명 페트랄로나 맨(Petralona man)의 두개골은 최소 28만6000년 전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프랑스 고생물학연구소(Institut de paleontologie humaine)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Human Evolution 최신호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그리스 페트랄로나 동굴의 희한한 인간속 두개골의 연대가 측정됐다고 전했다.
이 연구소 고생물 연구팀은 100만 년 넘은 화석이 즐비한 그리스 북부 페트랄로나 동굴에서도 가장 미스터리한 페트랄로나 맨 두개골의 연대 측정을 시도했다.
이 두개골은 65년간 정확한 연대조차 알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페트랄로나 맨의 두개골에 딱 맞는 동위원소 분석법을 적용, 못해도 28만6000년 전 인간속의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석순을 뒤집어쓴 채 화석이 된 페트랄로나 맨 두개골 「사진=Journal of Human Evolution」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남동쪽으로 약 35㎞ 떨어진 페트랄로나 동굴을 상징하는 두개골은 마을 주민이 최초 발견자다. 아래턱이 떨어져 나간 채 벽에 박힌 두개골은 온통 석순으로 뒤덮여 기묘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조사 관계자는 “사람과 호모속으로 추측된 두개골은 석순에 코팅된 채로 화석이 됐다”며 “네안데르탈인이나 현생인류와 전혀 다른 형태의 두개골은 오랜 노력에도 연대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떠올린 것은 우라늄 동위원소가 토륨으로 붕괴하는 속도에 기반한 우라늄-토륨 연대 측정법”이라며 “우라늄은 주변에서 끊임없이 공급돼 개방된 퇴적물에 적당하지 않지만 폐쇄된 동굴이라면 최적의 연대 측정법”이라고 설명했다.
100만 년 전 생성된 화석들도 잠들어 있는 페트랄로나 동굴의 내부 「사진=Carl Staffan Holmer」
물이 암석에 스며 증발하면 우라늄을 함유하게 되고, 토륨이 섞이지 않은 방해석 퇴적물이 생성된다. 시간이 지나 이 방해석 내부의 우라늄은 토륨으로 붕괴하므로 이 광물이 처음 형성된 시기를 알 수 있다.
연구팀은 화석 표면에서 직접 방해석을 채취하고, 두개골이 박힌 곳을 포함해 동굴의 여러 지층에서 방해석 샘플을 모았다. 측정 결과, 두개골 표면의 방해석 코팅은 최소 28만6000년 전부터 형성됐고, 오차 범위는 약 9000년으로 계산됐다. 동굴의 어느 지층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두개골은 최장 53만9000년 전의 것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사 관계자는 “페트랄로나 두개골의 연대 파악은 유럽 인류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며 “페트랄로나 맨은 형태학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나 네안데르탈인보다 원시적이지만, 초기 인간속의 진화적 변화가 많은 플라이스토세에 유럽 초기 네안데르탈인 계통과 공존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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