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뿌리만 먹는 식재료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구마의 잎과 어린순이 의외의 기능성 식재료로 재평가되고 있다. 과거에는 잡초처럼 잘라내 버리던 부분이었지만, 최근 농촌진흥청과 국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 각종 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해 기능성 원료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미 일본과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잎과 줄기를 채소처럼 조리해 먹어 왔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건강식품으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어린순은 부드럽고 영양 밀도가 높아 기능성 채소로 각광받는다. 단순한 대체 채소가 아니라 건강 관리와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들이 풍부하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확인되면서, 고구마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의 항산화 효과
고구마 잎과 어린순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 때문이다. 잎에는 녹색 채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로로필뿐 아니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체내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농촌진흥청 분석 결과, 고구마 잎 추출물은 비타민 C 못지않은 항산화 활성을 보여주었으며, 일부 품종의 경우 블루베리와 비슷한 수준의 항산화력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노화 방지, 면역력 강화, 암 예방 등 다양한 건강 효과와 직결된다. 단순히 영양 보조가 아니라 질환 예방 차원에서 의미 있는 성분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혈당과 콜레스테롤 조절에도 도움
고구마 잎은 대사 건강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잎과 어린순에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고, 장내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동물 실험에서는 고구마 잎 분말을 섭취한 그룹에서 혈당 조절 능력이 개선되고,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졌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는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관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뿌리 고구마가 탄수화물 공급원이라면, 잎과 순은 오히려 그로 인한 혈당 부작용을 보완해주는 상생 구조를 만든다. 고구마 한 식물 안에서 상반된 기능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독특하다.
풍부한 미네랄과 면역력 강화 효과
고구마 잎과 순에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특히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기여하고, 마그네슘은 신경 안정과 근육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또한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K, 엽산 같은 미량 영양소도 풍부해 성장기 청소년이나 노년층 모두에게 유익하다.
흥미로운 점은 면역력 강화 작용이다. 고구마 잎 추출물이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높이고, 항체 형성을 촉진한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영양 보충을 넘어 감염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이후 면역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다양한 조리법과 실생활 적용성
고구마 잎과 어린순은 활용법도 다양하다. 데쳐서 나물로 무치거나, 국과 찌개에 넣어 먹을 수 있고, 분말이나 추출물 형태로 가공해 차나 건강보조식품으로 섭취할 수도 있다. 생으로는 다소 떫은맛이 있지만, 가볍게 조리하면 아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동남아에서는 볶음 요리로 많이 쓰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농가 단위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결국 고구마 잎과 순은 버려지던 부산물에서 기능성 식품으로 격상된 사례라 할 수 있다. 항산화, 혈당·콜레스테롤 조절, 면역 강화까지 다양한 효능이 입증되면서, 앞으로 더 많은 가정에서 건강 채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일상 식탁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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