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섯은 식물과 달리 균사체로 이루어진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조직 내에 미세한 스펀지 같은 기공이 많아 외부의 수분을 쉽게 흡수한다. 그래서 일부 버섯은 물에 씻으면 금세 물을 머금어 질감이 무너지고, 조리 시 특유의 향과 맛이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버섯이 동일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종류에 따라 조직의 밀도와 표면 특성이 달라, 어떤 것은 물 세척이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어떤 것은 맛과 식감 손실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씻으면 좋은 버섯의 특징
양송이버섯이나 새송이버섯처럼 조직이 단단하고 표면이 매끈한 버섯은 물 세척에 비교적 안전하다. 표면에 흙이나 이물질이 묻어 있어도 빠르게 헹궈내면 맛과 식감 손상이 거의 없다.
특히 대량 재배되는 버섯은 위생적으로 길러져 표면 오염이 적지만, 유통 과정에서 포장재나 먼지와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간단히 세척하는 것이 위생상 바람직하다. 새송이버섯은 수분 흡수율이 낮아 씻은 뒤 바로 조리하면 오히려 식감이 촉촉하고 단단해져 요리에 잘 어울린다.

씻지 않는 것이 좋은 버섯
표고버섯이나 송이버섯처럼 조직이 섬세하고 향 성분이 휘발성인 버섯은 물에 씻으면 풍미가 크게 줄어든다. 특히 송이는 수분에 닿으면 특유의 솔향이 희석되고, 표고 또한 건조 표면에 있던 향 성분이 물에 씻겨나가 버린다.
이런 버섯은 솔이나 키친타월로 가볍게 흙을 털어내는 정도가 적합하다. 또한 건표고를 불려 사용하는 경우에는 필요한 만큼만 물을 흡수시키는 것이 관건이므로, 조리 직전 추가 세척은 권장되지 않는다.

보관성과 미생물 관점
버섯을 씻은 후 바로 조리하지 않고 방치하면 표면 수분이 미생물 번식의 온상이 된다. 특히 조직이 부드러운 버섯은 세척 후 냉장고에 두어도 금방 갈변하고 무르게 변한다. 그래서 ‘씻지 말라’는 조리학적 권고는 단순히 풍미 보존뿐 아니라, 보관 위생 문제도 포함한다.
반대로 단단한 버섯류는 세척 후 바로 조리할 경우 문제가 적다. 따라서 씻을지 여부는 버섯 종류와 사용 시점, 조리법까지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조리 목적에 따른 선택
결국 버섯을 씻어야 하는지 여부는 ‘어떤 버섯을, 어떤 방식으로 요리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향이 중요한 고급 버섯일수록 씻지 않고 표면만 정리하는 것이 좋고, 양송이나 새송이처럼 대중적이고 단단한 버섯은 가볍게 씻어도 무방하다.
볶음이나 구이처럼 짧은 조리에는 세척 후 즉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고, 장시간 끓이는 탕이나 전골에서는 약간의 수분 흡수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버섯은 일률적으로 “씻어야 한다, 안 된다”로 나눌 수 없고, 특성과 조리 맥락을 고려한 합리적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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