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나무는 수백 년을 넘어 천 년 이상 자라는 경우도 있어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그 열매인 은행은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예로부터 귀한 보양식으로 쓰였다. 가을에만 얻을 수 있는 계절성이 강하고, 오래된 나무일수록 열매의 품질이 좋다고 알려져 더 귀하게 여겨졌다.
조선시대 의서인 ‘동의보감’ 에서도 은행은 폐와 신장을 보하는 약재로 기록되어 있다. 단순한 간식거리가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귀한 자원으로 취급된 이유가 분명하다.

호흡기와 순환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
은행에는 특유의 플라보노이드와 테르페노이드 성분이 풍부하다. 이들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 순환을 개선해 손발이 차거나 혈액순환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또한 은행은 기관지 점막을 보호하고 가래를 줄여 호흡기 질환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한방에서는 만성 기침이나 천식 증세가 있는 환자에게 은행을 달여 쓰기도 했다. 현대 연구에서도 은행 추출물이 혈류 개선과 미세혈관 순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항산화와 신경 보호 효과
은행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뇌와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은행 추출물(EGb 761)은 유럽에서 치매나 인지 기능 저하 환자 보조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활성산소로 인한 신경세포 손상을 줄이고, 뇌혈류를 개선해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연구가 다수 있다.
또한 은행 성분은 말초 신경의 혈류 개선에도 도움을 주어 이명, 현기증, 손발 저림 같은 증상 완화에 활용된다. 단순한 전통 식품이 아니라 현대 의학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소화기와 면역 기능 강화
은행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 균형 있게 들어 있으며, 아미노산과 미네랄도 풍부하다. 특히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병후 회복기에 자주 먹였다.
또한 은행의 항균 성분은 장내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 기능 강화에도 기여한다. 다만 생으로 먹으면 독성이 있어 반드시 익혀야 하며, 성분이 강하기 때문에 과다 섭취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양을 지킬 때에만 진정한 보양식이 된다.

귀하지만 올바르게 먹어야 하는 열매
은행은 오래된 나무에서 얻을수록 귀한 식재료로 취급되며, 혈액순환 개선, 호흡기 보호, 신경 안정, 소화력 강화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진다. 하지만 독성 물질인 메틸피리독신이 들어 있어 성인도 하루 10알 내외, 어린이는 5알 이하로 제한해야 안전하다.
결국 은행은 귀하지만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보양식이다. 올바른 섭취 습관을 지킨다면, 은행은 가을이 주는 작은 선물이자 현대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천연 자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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