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류구와 베누가 같은 천체에서 떨어져 나온 형제 지간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가됐다. 모천체의 유력한 후보로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자리한 어두운 소행성 폴라나(142 Polana)가 지목됐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
sputnik.kr
소행성 류구와 베누가 같은 천체에서 떨어져 나온 형제 지간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가됐다. 모천체의 유력한 후보로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자리한 어두운 소행성 폴라나(142 Polana)가 지목됐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행성과학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 먼저 소개됐다.
류구와 베누는 지구 근접 소행성으로 각각 연구가 활발하다. 류구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Hayabusa) 2호가 2018년 샘플을 채취해 2020년 지구로 가져온 이래 분석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소행성 류구 「사진=일본우주연구개발기구 공식 홈페이지」
베누의 경우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OSIRIS-REx)가 2018년 채취한 샘플이 2023년 지구에 돌아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름이 대략 500m에서 1㎞인 두 천체는 거의 구형에 가깝다. 표면에는 암괴가 많고 중력이 매우 약해 탐사선 착륙이 어렵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이들 천체가 모두 탄소질 소행성이라는 점이다.
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암석질 소행성은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을 비교적 그대로 갖는 소행성들이다. 유기물과 수분을 포함한 광물이 검출되고 있어 지구 생명의 기원과 관련성이 기대를 모은다.
소행성 베누의 크기를 비교한 애니메이션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SwRI 행성학자 알리시아 아레돈도 박사는 “류구와 베누는 사실 공통된 기원을 가질 가능성이 전부터 제기됐다”며 “그 모성으로 폴라나 소행성이 주목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폴라나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위치하며 지름 약 55㎞로 알려져 있다”며 “표면이 매우 어둡고 햇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는 전형적인 탄소질 소행성”이라고 덧붙였다.
이 천체는 1875년 1월 28일 오스트리아 천문학자 요한 팔리사가 처음 관측했다. 이전에는 더 큰 천체였다가 오랜 세월 충돌을 반복하며 현재의 크기에 이르렀다. 폴라나가 거느린 보다 작은 소행성군의 일부는 태양 중력이나 다른 천체의 영향을 받아 궤도를 바꿔 지구 근방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류구의 토양 샘플을 지닌 채 지구로 귀환하는 하야부사 2호의 상상도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류구와 베누의 연관성을 파헤친 것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장비로 각 천체 표면에 포함된 물질이 어느 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어떻게 반사하는지 살폈고, 그 결과 류구와 베누, 폴라나와 관련성이 드러났다.
알리시아 박사는 “세 천체에서 모두 탄소질 광물이 확인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결과는 폴라나가 류구나 베누의 부모에 해당하는 천체임을 의미한다”며 “각 천체가 매우 비슷한 성분으로 구성돼 원래 하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우주망원경에 의한 원격 관측과 지구로 들여온 샘플 분석이 연계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폴라나 자체에 대한 탐사가 이뤄지고 샘플이 더 모인다면 류구, 베누와 관계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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