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FAS(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는 방수·방오 기능을 가진 합성 화학물질로, 프라이팬의 코팅, 일회용 식품 용기, 방수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서 사용된다. 문제는 이 물질이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릴 만큼 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되기 쉽다는 점이다.
최근 연구들은 PFAS가 단순한 환경 오염 물질을 넘어 인체의 대사와 체중 조절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사율을 떨어뜨리는 호르몬 교란
체중 감량에서 중요한 요소는 기초대사율이다. PFAS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작용해 갑상선 호르몬과 인슐린 신호 전달을 방해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핵심인데, PFAS에 노출되면 호르몬 분비가 억제돼 대사율이 낮아진다. 이로 인해 같은 음식을 먹어도 칼로리 소모가 줄고,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
실제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연구에서는 혈중 PFAS 농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다이어트 후 체중이 다시 빠르게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방세포 축적을 촉진하는 영향
PFAS는 지방세포의 분화 과정에도 직접 개입한다. 지방전구세포가 성숙 지방세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PPARγ 같은 유전자 발현을 촉진해 지방 축적을 늘린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서 확인되었다. 즉, 단순히 대사를 늦추는 수준을 넘어, 체내에 지방을 더 잘 쌓이게 만드는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PFAS는 ‘비만 유발 화학물질(obesogen)’로도 불린다.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식습관이나 운동량과 무관하게 체지방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

체중 감량 프로그램의 효과를 약화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도 PFAS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같은 노력에도 감량 폭이 작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에너지 소비가 억제되고, 지방세포 형성이 촉진되며, 인슐린 저항성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PFAS는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체질’을 만들어버린다.
더 큰 문제는 이 물질이 체내에서 수년간 머물 수 있어, 단기간의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는 영향을 쉽게 제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으면 다이어트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생활 속 실천 방법과 경고
PFAS의 위험성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노출을 줄이는 습관은 필요하다. 오래된 코팅 프라이팬은 교체하고, 일회용 포장 용기의 사용을 줄이며, 불필요한 방수 스프레이 제품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수돗물 정수 과정에서도 PFAS가 제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활성탄 필터나 역삼투압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체중 감량은 단순히 식이와 운동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 노출까지 고려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결국 PFAS는 체중 관리의 숨은 방해 요소이자, 장기적인 건강을 위협하는 화학물질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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