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들의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더 많이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배달 음식 대부분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기고, 뜨거운 음식과 장시간 접촉하면서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가 음식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특히 국물 요리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에서 성분이 더 쉽게 용출된다. 결국 배달의 편리함 뒤에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위험이 숨어 있다.

고온에서 발생하는 용출 현상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같은 배달 용기 재질은 내열성이 한정적이다. 뜨거운 국물이나 기름이 담기면 미세 균열이 생기면서 미세 플라스틱과 첨가제가 음식 속으로 녹아든다. 특히 전자레인지에 그대로 돌리면 이 과정이 가속화된다.
연구에 따르면 국물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90℃ 이상에서 보관할 경우,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이 수백 배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즉, 배달 음식은 단순히 ‘칼로리’만 문제가 아니라, 포장재와의 접촉이 또 다른 건강 위험 요인이다.

체내 유입 후 일어나는 일
미세 플라스틱이 체내로 들어오면 대부분은 대변으로 배출되지만, 일부는 장 점막을 뚫고 혈류로 들어갈 수 있다. 크기가 작은 나노 플라스틱은 세포 내로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장내 환경이 변하면 소화 흡수 효율이 떨어지고, 대사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혈류를 따라 간, 신장, 심지어 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변에서 검출된 것은 결국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장기적 건강 위험
미세 플라스틱의 체내 축적이 정확히 어떤 질환을 일으키는지 아직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동물실험에서는 면역 반응 이상, 호르몬 교란, 생식 능력 저하와 관련된 결과들이 보고되었다.
특히 소화기 질환,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임상 연구는 우려를 더한다. 장기적으로 암 발생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즉, 배달 음식에 의존하는 식습관은 단순한 생활 편리성을 넘어, 예상치 못한 환경 독소 노출을 불러오는 셈이다.

줄일 수 있는 생활 습관
배달 음식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 뜨거운 국물은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에 옮겨 담아 먹고, 전자레인지에는 절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생활 속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노출을 줄이는 습관은 분명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편리함과 건강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현대인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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