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데기나 드라이어 같은 고온의 미용 기구는 단순히 열만 발생시키는 게 아니다. 머리카락에 바르는 스타일링 제품이나 케라틴 코팅제가 열에 닿으면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방출된다.
이 성분에는 포름알데히드 같은 자극성 물질이 포함될 수 있는데, 호흡기를 통해 폐로 직접 들어가면 염증과 자극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매일 고데기를 사용한다면, 누적된 노출로 폐 건강이 손상될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독성 물질
특히 일부 헤어 스트레이트닝 제품은 열 처리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름알데히드는 국제 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성분이다.
적은 양이라도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기침, 목 자극,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천식이나 만성 폐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단순히 미용을 위한 과정이지만, 보이지 않는 화학적 부산물이 폐를 위협하는 셈이다.

미세입자와 폐 깊숙한 침투
머리카락이 고온에 닿을 때 생기는 연소 부산물도 문제다. 열에 의해 케라틴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미세입자가 발생하고, 이 입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호흡기를 통해 폐포까지 들어갈 수 있다.
폐포에 도달한 입자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장기간 축적되면 폐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담배 연기나 초미세먼지와 유사한 원리로, 고데기를 반복 사용할 때 발생하는 ‘숨겨진 위험’이다.

폐질환 위험과 노출 환경
고데기를 매일 쓰는 직업군, 예를 들어 미용사들은 일반인보다 폐질환 발병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환기가 안 되는 실내에서 장시간 열 기구를 사용하면, 독성 화합물과 미세입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개인 가정에서도 작은 욕실이나 방에서 문을 닫고 고데기를 사용하면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고데기로 머리를 펴는 단순한 행동이지만, 환경에 따라 폐 건강에 실제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
폐 손상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환기가 중요하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충분히 하거나, 공기 청정기를 켜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타일링 제품은 열에 강한 성분인지 확인하고, 포름알데히드 유발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고데기 사용 빈도를 줄이고, 머리를 완전히 말린 뒤 낮은 온도에서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건 미용과 건강의 균형이다. 아름다움을 위한 일상적인 행동도,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