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없으면 큰일 난다”…‘1300억’ 수입된 ‘최악의 음식’ 중국산 김치의 그림자
한국이 ‘김치 종주국’이라는 자존심 뒤에, 현실은 중국산 김치에 대한 의존도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1,3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연말에는 2억 달러(약 2,800억 원)가 넘을 전망이다. 외식업계와 가정 모두 “중국산 김치 없으면 큰일 난다”는 절박함까지 토로하는 실정이다.

중국산 김치 의존, 왜 급증했나
사태의 근본 원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현재 10kg당 1만 원대에 거래되는 중국산 김치가, 국산 김치(3만 원 이상)보다 3배 이상 싸다. 한 분식집 사장, 외식업 자영업자들도 “재료값 급등으로 직접 담그기 어렵고, 본사 지침에 따라 중국산을 쓸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올여름 기록적인 이상기후, 폭염·폭우로 ‘금배추’ 현상이 심해져 배추·고춧가루·젓갈 등 전 원재료 가격이 치솟았다. 그 결과, 외식업체는 물론 일반 가정에도 김장 포기를 선언한 ‘김포족’이 늘고 있다.

‘알몸 김치’ 논란 이후도 가격 앞에 무너진 시장
한때 중국산 김치의 비위생적 처리 과정, 이른바 ‘알몸 김치’ 영상 파문이 확산되며 불신과 거부감이 컸지만, 가격 부담이 더 크다는 현실이 외식·가정 모두의 선택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용절감이 최우선인 업장과, 장바구니 부담에 시달리는 가정 모두 국산 김치가 아닌 중국산 포장 김치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국산 김치 산업의 ‘공장 셧다운’ 위기
문제는 김치 수입 99.9%가 중국산이라는 점, 국산 제조업체조차 원료 수급 불안과 수익성 악화에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공장 셧다운 위기까지 겪고 있다는 것이다. 김치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 중이고, 수출은 정체된 반면 수입은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국내 김치 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정부 대책과 근본적 해법은
정부는 일시적 배추 방출, 할인 행사 등 단기 물가 안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땜질 처방’일 뿐이라는 비판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원재료 안정 공급망, 국산 김치 생산성·경쟁력 강화, 위생·안전성에서 압도적 우위 확립 같은 본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악의 음식’이라는 오명,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 지킬 결정적 시점
중국산 김치 수입이 식당과 시장을 넘어 가정 식탁까지 장악하면서 한국의 김치 산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값싼 가격 앞에 위생·전통·자존심이 무너지는 현실에서, 기후·원료·산업경쟁력 등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으면 ‘김치 종주국’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 구조적 위기의 강을 건너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특단의 장기적 혁신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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