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헐적 단식은 대표적인 식사 조절 방식으로, 체중 감량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 개선, 세포 재생 촉진 등 다양한 장점으로 소개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간헐적 단식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며,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하루 식사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16:8 방식이나, 하루 한 끼만 먹는 극단적인 단식이 문제의 중심에 있다. 단기적으로 체중은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사 교란, 영양 불균형, 스트레스 반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조건적인 유행보다, 체질에 따른 적합성이 중요한 시점이다.

식사 간격이 길어지면 심장 박동과 혈압에 영향 준다
하루 중 공복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자율신경계는 이를 스트레스로 인식해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혈관 수축이 나타날 수 있고, 반복되면 심장 부담이 커진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장시간 공복 이후 식사를 하게 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인슐린 분비가 과도하게 일어나는 반동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혈당 스파이크는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동맥경화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간헐적 단식이 모두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다.

하루 한 끼 식사, 뇌졸중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
미국심장학회(AHA)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한 끼 식사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계 사망률이 최대 135%까지 높았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단순한 칼로리 부족이 아닌, 대사 리듬의 붕괴와 신체 스트레스 반응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루 한 끼만 먹으면 그 한 끼에 모든 영양을 몰아넣게 되는데, 이로 인해 지방과 당의 급속한 흡수가 일어나면서 뇌혈관에도 부담을 준다. 특히 고지혈증이나 당뇨 전단계인 사람은 혈관 내 염증이 쉽게 유발돼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일부 환자에게는 ‘과식 한 끼’가 위험한 트리거가 되기도 한다.

단식은 심장뿐 아니라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단식은 에너지 절약 모드로 전환되면서 면역 기능에도 일시적인 영향을 미친다. 식사를 거르면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섬유질 섭취도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장내 면역 반응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면역계 전반의 균형이 깨지고, 염증 반응이 과도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50대 이후 연령대에선 단식이 뼈 손실, 근육량 감소, 백혈구 기능 저하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 뇌혈관이나 심혈관에 염증이 생기면, 급성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 단순히 공복 시간만 늘리는 방식은, 체력과 면역이 약한 사람에겐 독이 될 수 있다.

무리한 단식보다, 균형 있는 섭취가 건강의 기본이다
모든 단식이 문제라는 건 아니다. 오히려 올바르게 적용된 간헐적 단식은 당 대사 조절, 소화기계 휴식, 인슐린 민감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체중 감량만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식사를 제한하거나, 본인의 생활 리듬에 맞지 않게 단식을 강행하는 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중요한 건 단식의 방식과 지속 시간, 개인의 건강 상태이다. 기존에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거나, 저체중, 고령, 당뇨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식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다. 다이어트는 단기간 성과보다, 평생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 극단적인 식단은 결국 건강을 희생시키는 지름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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