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스는 머릿결을 부드럽게 해주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화학 성분들이 들어 있다. 대표적으로 실리콘 유도체, 계면활성제, 유화제 같은 성분이 있는데, 이들이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하면서 매끄럽게 만들고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성분들은 머리카락뿐 아니라 유리, 금속, 플라스틱 표면에도 작용할 수 있다. 린스를 아주 소량만 묽게 희석해서 표면에 발라주면, 일종의 코팅 효과가 생기면서 때가 덜 끼고, 정전기도 방지되는 특성이 있다. 머리에만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오히려 린스의 활용도를 제한하는 셈이다.

냉장고 안쪽에 린스를 바르면 얼룩 제거와 방오 효과가 생긴다
냉장고 안쪽은 기름기 있는 음식물이나 손자국, 물방울 자국으로 쉽게 얼룩이 생긴다. 물티슈나 주방세제로 닦아도 얼룩이 다시 생기기 쉬운 이유는 표면이 아무런 보호막 없이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때 린스를 소량 묽게 희석해 냉장고 표면에 닦아내면 효과가 다르다.
린스의 유화 성분은 묵은 얼룩을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실리콘은 표면에 얇은 막을 만들어 재오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한 번 닦고 나면 그 후에는 물걸레만으로도 쉽게 청소할 수 있다. 특히 스테인리스 재질이나 플라스틱 내부 표면에 활용하면 차이를 금방 느낄 수 있다.

거울에 린스를 바르면 김 서림과 물때를 줄일 수 있다
화장실 거울에 김이 자주 서리거나 물방울이 맺히는 건, 표면에 코팅층이 없기 때문이다. 린스를 거울에 얇게 펴 바른 뒤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면, 거울 표면에 초박막 실리콘 막이 형성된다. 이 막은 수분이 고르게 퍼지게 만들어 김이 서리는 걸 막아준다.
또한 물때 역시 잘 달라붙지 않게 되며, 거울 청소 빈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 방습제와 다르게 인체에 해롭지 않으며, 냄새도 강하지 않아 거부감이 없다. 하루에 한 번씩 쓰는 공간에서 린스로 간단히 관리하는 습관만으로 위생 상태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전자제품 외부 청소에도 린스가 의외로 효과적이다
전자제품 외부, 예를 들어 노트북 겉면, TV 테두리, 리모컨 등은 정전기로 인해 먼지가 잘 달라붙는다. 린스를 극소량 마른 천에 묻혀 닦아주면 표면이 매끄러워지고 정전기 발생이 억제된다. 실제로 일부 가전용품 관리제에서도 린스와 유사한 실리콘 성분이 쓰이기도 한다.
이렇게 닦아준 표면은 먼지가 잘 달라붙지 않아 관리가 쉬워지고, 광택도 살아난다. 특히 손자국이 자주 생기는 냉장고 손잡이나 전자레인지 버튼 주변에 활용하면 훨씬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단, 내부 발열 부위나 스피커 구멍 등엔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린스를 청소에 활용할 때 꼭 주의할 점
아무리 효과가 좋다고 해도 린스를 다량으로 쓰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너무 많은 양을 바르면 표면이 미끄럽거나 끈적해질 수 있고, 먼지가 뭉쳐서 붙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물과 1:5 비율 정도로 희석한 뒤, 소량만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또한 사용 후에는 반드시 마른 천으로 닦아내고, 피부에 민감한 사람은 장갑을 끼고 작업하는 것이 좋다. 실리콘 성분은 특정 재질과 반응할 수 있으므로 천연 대리석이나 원목 표면엔 테스트 후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기본만 잘 지키면 린스 하나로 생활 청소가 훨씬 쉬워질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