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카락은 단백질만큼 ‘혈액의 질’에도 민감하다
탈모를 막기 위해 단백질과 비타민을 챙기는 건 기본이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건 두피로 얼마나 질 좋은 혈액이 도달하느냐이다. 머리카락은 신체에서 말단에 해당하는 조직이라 혈류 공급이 조금만 부족해도 바로 영향을 받는다. 이때 관건이 되는 것이 혈관 건강과 혈류 흐름을 개선해주는 오메가3 지방산이다.
오메가3는 단순히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성분으로만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혈액 점도를 낮추고 혈관 내 염증을 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덕분에 두피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모낭도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받게 된다. 모근이 힘을 잃는 상황을 막아주는 작용이라 볼 수 있다.

두피는 얼굴보다 피지선이 더 많고, 외부 자극에도 더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다. 이 때문에 탈모의 원인이 되는 염증 반응이 자주 일어난다. 특히 미세한 염증이 반복되면 모낭 주위 조직이 손상되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오메가3는 염증성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류코트리엔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오메가3는 면역세포의 과잉 반응을 막고, 두피 조직의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단순히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세포 재생을 유도해 ‘모낭 환경 자체를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게 포인트다. 그래서 염증성 탈모가 있는 경우, 식단에서 오메가3 섭취량을 늘리면 체감 변화가 생기기 쉽다.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는 남성 호르몬의 부산물로, 모낭을 위축시키는 주범이다. 오메가3는 직접적으로 DHT 생성을 차단하진 않지만, 호르몬 수용체 민감도를 낮추고, 안드로겐 수용체의 작용 균형을 조절하는 데 간접적으로 작용한다는 연구들이 있다.
즉, 오메가3가 충분히 공급되면 모낭이 DHT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탈모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특히 유전성 탈모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람이라면, 식단 조절을 통해 간접적인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오메가3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

모낭 세포는 지속적인 성장과 휴지기를 반복하면서 머리카락을 자라게 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기능하느냐가 중요한데, 오메가3는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지방질 중 하나로, 세포의 유연성과 대사 기능을 좌우한다. 부족할 경우 세포 간 신호 전달이 어그러지고, 생장 주기가 왜곡될 수 있다.
실제로 오메가3가 결핍된 식단에서는 모발의 성장기 지속 시간이 짧아지고, 휴지기가 빨리 도래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는 곧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기 전에 빠져버리는 패턴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머리카락이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모낭 세포의 구조 안정성이 선행돼야 하고, 그 열쇠가 바로 오메가3인 셈이다.

오메가3는 등푸른 생선(고등어, 연어, 정어리), 아마씨유, 호두, 치아시드 등에 풍부하다. 중요한 건 식물성 오메가3는 체내 전환율이 낮기 때문에, 동물성과 병행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EPA와 DHA 비율이 높은 생선을 주 2~3회 이상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조리법도 중요한데, 기름에 튀기기보다는 찌거나 구워서 먹는 것이 흡수율에 유리하다. 보충제를 활용할 경우, 순도와 중금속 검사를 거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숱 유지를 위한 오메가3는 ‘한 번 많이’보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이 훨씬 중요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