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옷과 달리 팬티는 피부에 밀착되며 땀, 피지, 각질은 물론 소량의 소변·대변 분비물까지 직접적으로 흡수하게 된다. 특히 항문 주변은 배변 후에도 소량의 분변이 묻어나거나,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대장균이 잔류하기 쉽다. 하루만 입어도 수천 마리의 세균이 속옷 안에 번식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속옷을 세탁기에 돌린다고 해서 모든 세균이 제거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속옷에 남은 분변이 세탁기 내부에 남아 다른 빨래로 오염될 수도 있다. 특히 낮은 온도에서 빨래할 경우 대장균, 장구균, 포도상구균 같은 병원성 세균이 세탁 후에도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오래 입은 팬티는 세균이 더 쉽게 달라붙는다
속옷은 처음 구입했을 때보다, 입고 빨고를 반복하면서 섬유조직이 점점 거칠고 느슨해지는 특성이 있다. 특히 면 소재의 팬티는 섬유 표면에 미세한 틈이 생기면서 세균, 분비물, 세제 잔여물이 쉽게 달라붙고, 세탁으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겉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세균의 입장에선 서식지로서 최적의 조건이다.
또한 땀과 체액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섬유에 지방산과 단백질이 흡착돼, 세균이 더 잘 자라는 환경이 형성된다. 이렇게 세균 밀도가 높은 속옷을 계속 입게 되면 피부염, 가려움, 그리고 여성의 경우 질염·방광염 같은 감염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팬티의 ‘나이’는 단순한 오래됨을 넘어서 위생 상태와 직결된다.

팬티에서 올라온 세균이 요로까지 침범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문제는 요로감염이다. 특히 여성은 요도 길이가 짧아 외부 세균이 방광까지 침투하기 쉬운 구조다. 항문과 요도 입구가 가까운 위치에 있다 보니, 속옷에 남아 있던 대장균이 피부를 따라 요도로 옮겨가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소변 볼 때 따끔거림, 잔뇨감, 하복부 통증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문제는 이런 감염이 반복되기 쉽고, 치료하더라도 속옷이 재오염되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생리 기간 중에는 감염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이 모든 흐름의 출발점이 ‘오래된 속옷’일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쉬운 사각지대다.

팬티는 6개월~1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면 팬티 기준으로 최대 1년, 자주 빨아 쓰는 경우는 6개월 내외로 교체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착용 후 색이 바래거나, 형태가 늘어나거나, 표면이 거칠어졌다면 세균이 쉽게 붙고 제거되지 않는 상태로 봐야 한다. 갯수가 많아 회전이 넉넉하다면 1년 정도 괜찮지만, 3~4장으로 반복 착용하는 경우는 훨씬 더 빨리 교체해야 한다.
속옷은 몸에 직접 닿는 위생용품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겉옷은 아무리 오래 입어도 감염 위험이 적지만, 팬티는 세탁과 착용만으로도 수많은 미생물이 오가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속옷은 ‘얼마나 오래 입었느냐’가 더 중요한 위생 기준이다.

속옷 위생은 세탁 습관과 건조 방식에도 달려 있다
교체 주기도 중요하지만, 평소 세탁 습관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속옷은 다른 빨래와 구분해서 따로 세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온수 세탁이 가능하다면 60도 이상의 물에서 삶아주는 방식이 세균 제거에 훨씬 효과적이고, 불가능할 경우 항균 세제나 식초, 과탄산소다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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