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는 순간, 대부분 사람은 배변보다는 콘텐츠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로 인해 원래는 2~3분 내로 끝났어야 할 배변 시간이 10분, 15분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오래 앉아 있게 되면, 항문과 직장 주변 근육에 과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지게 된다.
배변 자체가 길어지면, 항문 부위의 혈관과 조직이 아래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눌리면서 혈류 정체가 생기고, 그 결과가 바로 ‘치질’이다. 배변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맥이 부풀고, 혈관벽이 약해져서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스마트폰 하나로 치질 위험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앉은 자세 자체가 항문 혈관을 압박한다
변기에 앉아 있는 자세는 일반적인 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구조가 다르다. 허리를 굽히고 골반이 뒤로 말린 상태에서 하중이 항문에 집중되기 때문에, 치질을 유발하는 혈관(치핵정맥총)에 더 많은 압력이 걸린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류가 정체되고 혈관 내압이 올라가면서 혈관이 부풀어오르게 되는 것이다.
보통은 짧은 시간 안에 배변을 마치고 일어나는 게 이상적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들고 앉아 있으면, 배변은 이미 끝났는데도 같은 자세로 수분에서 십 분 이상 더 앉아 있는 일이 생기게 된다. 이때 혈관의 회복 능력보다 압박이 먼저 일어나기 때문에, 반복될수록 만성적인 치질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다.

직장 내부 압력이 올라가며 점막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동안에는 단순한 외부 압박뿐 아니라 직장 내부의 압력도 서서히 증가하게 된다. 이 압력은 점막을 바깥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을 만들고, 결국 치핵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탈항’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배변 시 힘을 과하게 주는 습관이 있다면 이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스마트폰을 보며 무심코 힘을 주는 일이 반복되면, 점막과 점막 밑 혈관층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특히 과거에 치핵 증상이 있었던 사람은 이런 습관이 치질의 재발이나 악화를 유도하는 명확한 원인이 된다. 단순히 오래 앉아 있었다는 것보다, 직장 내 구조 변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배변 신호 감각이 무뎌져 리듬이 깨진다
화장실은 본래 짧고 명확한 배변 활동을 위한 공간이지만, 스마트폰이 들어오면 기능이 달라진다. 뇌는 배변보다는 영상이나 텍스트 정보에 집중하게 되고, 그 결과로 항문 및 직장의 감각 신호는 상대적으로 무시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연스러운 배변 반응이 점점 약해지고, 배변 리듬 자체가 깨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화장실에 가도 쉽게 변이 나오지 않거나, 배에 힘을 더 많이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변비와 치질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아침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습관이 있다면, 신경학적 리듬까지 왜곡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할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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