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해저터널, 철도·페리 역사와 한국 논쟁의 출발

독일 Puttgarden과 덴마크 Rødby를 연결했던 ‘Vogelfluglinie'(새의 비행로)는 1963년부터 철도+페리 연계로 19km 구간을 45분 만에 건넜다. 2019년 열차-페리 운행이 종료되고, 현재는 승용차/승객 페리가 24시간 연결한다. 독일-덴마크 양국은 장기적으로 Fehmarn Belt 18km 해저터널(2029년 목표, 승용차 10분, 철도 7분)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56년간 철도+페리를 운용한 뒤 경제성, 수요, 화물물류 중심 평가, 그리고 유럽 교통망 전략이 맞물려 장기 터널 정책이 선택된 셈이다.

목포-제주 해저터널, 18년 표류의 배경과 경제성 재논의
목포-제주 해저터널 논의는 2007년 제안돼 2011년 국토교통부의 타당성 조사(B/C 0.78, 총 16조8000억 원, 해저구간 73km, 16년 공사)에 의해 ‘경제성 부족’으로 판정되어 좌초됐다. 2016~2017년, 제주 폭설 항공마비 및 산학협력 재보고 등으로 재추진 시도가 있었으나 제주도의 강한 반대와 결과 미공개로 중단됐다. 2024~2025년, 해남·완도·영암·진도 4개 군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재시도하며 논의가 부활했지만, 여전히 경제성·사업비·공사기간 부담이 크며, 제주도는 “검토 대상 아니다” 입장을 고수 중이다.

독일-덴마크 사례 vs 서울-제주 실정, 결정적 차이점
독일-덴마크 해저터널은 19km(한국은 73km)로 길이부터 4배 가까이 다르며, 배후 인구(함부르크 190만명, 코펜하겐 140만명), 물류 허브 중심 항만(함부르크) 등 기본 수요 구조가 다르다. 유럽은 물류 중심, 한국은 제주 관광과 여객 중심이어서 경제성 분석에 큰 차이를 만든다. 서울-제주 해저터널은 세계 최장급 기술, 최대 수심 135m, 장대구간 환기와 지진·외해 조류 등 실제 사업 리스크가 극심히 높다. GTX-A 고속철, 거가대교 해저터널 등 성공 경험이 있지만, 난이도 면에서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공사다.

페리·초쾌속선·항공 등 대안 경쟁 속 신기술 변수
현재 진도~제주, 완도~제주는 초쾌속 카페리(약 90분) 운항 중이며, 미래엔 전기페리·UAM(도심항공교통)의 상용화, 제주 제2공항·기존 항공 중심 체제 등이 대안으로 경쟁한다. 해저철도+페리 연계, 공사기간 단축, 보완적 방법론도 제기되었으며, 160개 노선이 제5차 국가철도망에 경쟁 중이다. 세계적으로는 암페레 전기페리(노르웨이), Fehmarn Belt SMR 방식 등 지속적 기술 혁신이 이어진다.

경제성 B/C에서 기후위기·균형발전·기술변화로 재평가
2011년 타당성조사 기준(B/C 0.78)이 경제성 부족의 근거였으나, 2020년대 들어 기후위기(연간 탄소저감 152만톤), 국토균형발전, 스마트철도·스마트페리 등 새로운 평가 기준이 대두된다. 전기선박·UAM의 상용화가 실현되면 완성 타이밍(2041년)에는 현재 예측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국토교통부, 학계 모두 “단순 B/C가 아닌 미래 변수와 시대적 과제 감안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결정의 기로, 2025년 연말 “해저터널 숙원” 실현 가능성
2025년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고시된다. 논쟁의 핵심은 경제성, 제주도 입장, 공사비·공사기간 부담이다. 하지만 기후·기술·국토균형발전 등 새로운 기준이 추가되어, 18년간 지속된 논쟁이 단순 탁상공론으로만 마무리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독일-덴마크는 56년간 페리+철도로 버텨오다 터널을 결정했다. 서울~제주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기술 혁신과 국토균형, 미래 교통체계 변화가 모든 이정표를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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