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고 안도한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공복혈당은 110대, 당화혈색소도 6.0 안팎. “아직 당뇨는 아니네요”라는 말에 마음을 놓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는 정상인데, 이미 당뇨인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흔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한국형 잠복 당뇨’입니다.
공복혈당이 정상이라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우리가 흔히 보는 혈당 지표는 두 가지입니다.

공복혈당(FPG) 당화혈색소(HbA1c)
공복혈당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의 혈당,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 평균 혈당을 반영합니다.
문제는 이 두 검사만으로는 식사 후 혈당이 얼마나 급격히 치솟는지를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밥을 먹고 2시간 만에 혈당이 200, 300까지 올라가도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에는 거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특히 많은 ‘식후 혈당형 당뇨’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최근 진료 합의문에 따르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서양인보다 비만도가 낮아도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공복에는 혈당이 멀쩡하지만 식사 후 혈당만 급격히 상승하는 전형적인 ‘잠복형 패턴’이 나타납니다.
실제로 한국인 당뇨 환자의 30~40%는 당화혈색소가 정상 혹은 당뇨 전 단계일 때 식후 혈당 검사에서 뒤늦게 진단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75g 경구 당부하검사, 왜 중요한가

이 숨은 당뇨를 찾아내는 검사가 75g 경구 당부하검사(OGTT)입니다.
포도당 75g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신 뒤 2시간 후 혈당을 재는 검사로, 이 수치가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됩니다.
검사가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국가검진이나 일반 직장검진에서는 거의 시행되지 않지만, 한국인에게는 특히 중요한 검사로 꼽힙니다.
‘아직 괜찮다’는 말이 위험한 이유
전문의들은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만 보고 안심하다가 나중에 OGTT에서 당뇨로 드러나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매우 자주 본다고 말합니다.
이때는 이미 췌장 기능이 상당 부분 떨어져 있고 식후 혈당 변동성이 커진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진단이 늦어질수록 관리도 더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한 번 더 점검하세요
다음에 해당한다면 공복혈당 정상이라는 말만 믿고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식후 심한 졸림이나 피로감 배는 안 나왔는데 혈당 경계 수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체중은 정상인데 복부에만 지방이 쌓이는 경우 건강검진 결과는 괜찮은데 컨디션이 계속 떨어지는 경
한국인의 당뇨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정상이더라도 몸속에서는 이미 식후 혈당 문제가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의 ‘정상’이라는 두 글자에 너무 쉽게 안심하지 마세요. 진짜 중요한 건식 후, 그리고 일상 속 혈당 반응입니다.
의료진과 상담해 식후 혈당 검사나 OGTT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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