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빙판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스노보드, 스키와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 넘어지며 손을 짚는 사고는 흔하다. 대부분은 손목이 잠시 아프다가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기 때문에 가벼운 염좌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손목 뼈가 있다. 바로 엄지 쪽 손목 안쪽에 위치한 ‘주상골’이다.
주상골은 손목을 이루는 8개의 수근골 가운데 하나로, 배 모양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손목 뼈들은 위아래 두 줄로 배열돼 있는데, 주상골은 이 두 줄을 연결하는 거의 유일한 뼈로 손목의 움직임과 안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을 앞으로 뻗어 바닥을 짚으면 손목이 뒤로 과도하게 꺾이게 되는데, 이때 충격이 엄지 쪽으로 집중되면서 주상골에 직접적인 힘이 가해진다. 이로 인해 다른 손목 뼈보다 주상골 골절이 상대적으로 흔하게 발생한다.
문제는 주상골 골절이 생각보다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통증이 극심하지 않거나 눈에 띄는 부종이 없는 경우도 많고, 초기 엑스레이 검사에서 골절선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단순 염좌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반복된다. 주상골이 골절되면 엄지 쪽 손목에 국소적인 통증이 나타나고, 손목을 움직이거나 물건을 쥘 때 불편함이 느껴지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비교적 경미한 편이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상지센터 홍경호 센터장은 “주상골 골절은 붓기가 크지 않거나 통증 양상이 애매해 초기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엑스레이에서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주상골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지속된다면 CT나 MRI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해 골절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상골은 구조적으로 혈액 공급이 제한적인 뼈라는 점도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혈류가 충분하지 않으면 뼈가 붙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불유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불유합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 손목 통증은 물론 손목 관절염으로 진행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 골절 부위가 어긋나지 않은 경우에는 6주에서 12주가량 석고 고정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지만, 골절이 어긋났거나 불유합 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후에도 완전한 근력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홍 센터장은 “주상골은 관절 내부에 위치해 있고 혈류 공급이 제한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다른 뼈보다 불유합이나 관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부위”라며 “특히 골절 부위의 전위, 진단 지연, 흡연 등은 주상골 불유합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을 짚고 넘어졌는데 엄지 쪽 손목 통증이 계속되거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단순 염좌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며 “주상골 골절은 잘 부러지지만 잘 붙지 않는 뼈인 만큼, 조기에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고정 또는 수술 치료를 통해 불유합과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세란병원 상지센터 홍경호 센터장](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1/CP-2023-0441/image-e28ec596-27da-4222-bff9-d66423df070f.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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