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여름에 비해 수분 섭취량은 줄었는데도 배뇨 횟수가 늘어나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다른 불편감과 함께 나타난다면 배뇨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문영준 교수는 “겨울철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방광 근육의 수축이 증가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며 “이 시기에는 면역력이 저하되고 방광이 예민해져 세균 침투가 쉬워지기 때문에 배뇨 증상에 대한 자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시적인 빈뇨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하루 배뇨 횟수가 8회 이상이거나 밤에 잠을 자다 여러 차례 화장실을 가는 야간뇨, 소변을 본 뒤에도 남아 있는 듯한 잔뇨감, 배뇨 시 통증이 반복된다면 비뇨기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 교수는 최근 한 달 이내 ▲소변 후에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지속된다 ▲하루 8회 이상 배뇨한다 ▲소변이 마려우면 참기 힘들어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다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다 ▲밤에 잠을 자다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깬다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겨울철에는 방광이 예민해지면서 기존 비뇨기 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남녀 모두에서 과민성 방광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방광 점막이 자극을 받으면 요로감염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고령층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전립선 질환이 있는 남성, 폐경기 여성은 배뇨 증상이 더 쉽게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겨울철 비뇨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 문 교수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식습관 조절, 적절한 수분 섭취를 강조했다. 추운 날씨로 활동량이 줄어들기 쉬운 만큼 걷기 운동이나 실내 스트레칭과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 역시 방광 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다. 소변을 참을 때처럼 골반 근육을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배뇨 조절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식이 관리도 중요하다.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는 줄이고, 염분 섭취 역시 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이라고 수분 섭취를 지나치게 줄이면 요로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일정량의 수분 섭취는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방광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배뇨장애를 노화나 계절적 현상으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방광 기능 저하를 넘어 신장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한 경우 신기능 저하로 이어져 전신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문영준 교수는 “배뇨장애는 흔한 증상이다 보니 나이가 들면 당연히 겪는 현상으로 오인해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가볍게 느껴지더라도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겨울철 반복되는 배뇨 불편감이 있다면 가까운 비뇨의학과를 찾아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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