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 미만을 차지하는 희귀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발생 추세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유방암 환자의 장기 생존 구조와 치료 접근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남성 유방암의 생존 양상과 치료·예후 격차를 종합적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임상적 이해를 넓히고 있다.
한양대학교병원 유방외과 차치환 교수 연구팀은 국가 단위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남성 유방암의 장기 생존 결과와 발생 추세, 치료 격차를 분석한 연구 논문 2편을 유방암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The Breast에 연이어 발표했다.
남성 유방암은 주로 고령에서 진단되고 예후가 불량하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국내에서는 장기간 추적이 가능한 대규모 자료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등록사업(KBCR)과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전수 자료를 활용해 남성 유방암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생존 결과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첫 번째 연구는 1981년부터 2014년까지 KBCR에 등록된 남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여성 유방암 환자와 성향 점수 매칭 분석을 통해 장기 생존율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10년 유방암 특이 생존율은 남성과 여성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유방암의 암 자체 생물학적 예후가 여성 유방암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전체 생존율은 남성 환자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암 자체보다는 비암성 사망이나 이차암 발생이 남성 환자에서 더 많이 나타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수십 년간 여성 유방암에서는 치료 성적과 생존율이 뚜렷하게 개선된 반면, 남성 유방암에서는 생존율 향상이 명확하게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두 번째 연구는 2007년부터 202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총 36만 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 중 남성 약 1,400명을 분석한 국내 최대 규모의 역학·임상 연구다. 연구 결과, 국내 남성 유방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약 16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환자 수는 적지만, 고령화와 함께 남성 유방암을 더 이상 극히 드문 질환으로만 볼 수 없음을 시사한다.
임상적 특성 분석에서는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평균 진단 연령이 높고 동반 질환이 많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표적 치료 등 주요 보조 치료를 받는 비율도 여성보다 낮았다. 예후 분석에서도 남성 환자는 재발 위험과 전체 사망 위험이 여성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연령과 동반 질환, 치료 여부를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연구진은 남성 유방암 환자에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 비율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는 내분비 치료의 지속 기간이 짧고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남성 유방암 환자가 여성 중심으로 설계된 치료 전략을 그대로 적용받는 과정에서 겪는 한계를 보여준다.
차치환 교수는 “남성 유방암은 희귀암이라는 이유로 여성 유방암 치료 전략을 그대로 적용해 왔지만, 장기 생존 관점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남성 유방암을 여성 유방암의 부속 질환이 아닌 독립적인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는 남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임상 연구와 생물학적 특성 분석, 남성 환자가 실제로 감내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남성 유방암 진료 지침 개선과 보건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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