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보스에서 공개적으로 유럽을 겨냥한 젤렌스키의 질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유럽 지도자들을 공개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자국의 대응과 방위력 강화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강한 어조로 행동을 촉구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다보스 연설에서 유럽이 스스로 방어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1년이 지났음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기대하는 유럽의 실질적인 역할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그린란드 모드’ 비유로 유럽의 수동성을 꼬집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판의 핵심으로 언급한 표현은 ‘그린란드 모드’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스스로 결단을 내리기보다는 미국,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만 바라보고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제한적으로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이 미국의 태도에 휘둘리며 능동적·독자적 방위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가디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피해갔지만, 예측 불가능한 백악관 요구에 유럽이 휘둘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전략적 경고: “그린란드 주변에서도 러시아 함선을 격침할 준비가 돼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략적 메시지도 던졌다. 그는 “만약 러시아 선박들이 **그린란드 주변을 자유롭게 항해한다면, 크림반도 인근에서처럼 우리는 그 함선을 침몰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단순한 군사적 언급을 넘어 우크라이나의 대응 의지와 나토 가입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우리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집단안보 체제에 편입돼야만 진정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다시 한번 내세웠다.
다보스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같은 날 다보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방안과 경제 재건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회담 결과를 두고 “회담이 생산적이고 실질적이었다”며, “미국과 함께 작성한 종전안 관련 문서들이 잘 준비됐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대화는 우크라이나가 서방과의 협력 기반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유럽의 역할과 우크라이나의 기대 간극
이번 다보스 연설과 트럼프와의 회담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특히 유럽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와 실망의 간극을 여실히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그린란드 모드’ 표현은 유럽이 책임 있는 방위 정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미국에 의존하는 태도를 꼬집는 비유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실질적 지원 확대, 자체 방위력 강화, 나토 내 역할 분담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에 대한 논의와 대응이 향후 동유럽 안보 환경과 나토 전략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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