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에서 불붙은 의혹과 현실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 F‑3이 한국의 KF‑21 전투기 기술을 도용했다는 주장이 온라인 방산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의혹은 주로 두 기종의 외형이 비슷해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제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 외형 유사성만으로 기술 도용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비교라고 지적한다. 이는 스텔스 설계의 기본 원칙에서 비롯된 공통적인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텔스 전투기는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줄이기 위한 날개 형상, 캐노피 각도, 공기흡입구 배치 등이 비슷할 수밖에 없으며, F‑22나 F‑35에서도 이런 설계 원칙이 반복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F‑3,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F‑3(정식 명칭 Mitsubishi F‑X)은 일본, 영국,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글로벌전투항공프로그램(GCAP)의 일부로 개발되고 있다. 2022년 12월 공식적으로 GCAP으로 통합됐으며, 기본설계 단계가 2024년 말 착수됐다. 시제기 생산은 2030년으로 계획돼 있고, 배치는 2035년이 목표지만 여러 변수로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 방위성이 GCAP 설계비로 2023~2028년 7700억 엔을 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은 아직 도면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술 유사성 논쟁… 사실은 기본 설계가 비슷할 뿐
F‑3과 KF‑21 사이의 외형 유사성 논란은 스텔스 전투기의 공통 설계 원칙 때문이다. 레이더 반사면적 최소화 목적의 공기역학 설계는 기체 형상에 일정한 패턴을 만들며, 이는 서로 다른 전투기에서도 반복되는 현상이다. 일본 F‑3과 KF‑21 모두 이런 기본 설계 원칙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록히드마틴이 KF‑21 초기 설계 컨설팅과 F‑3 상호운용성 지원을 동시에 수행했다는 점에서 공통 기술 기반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외형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자국 기술 도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세대와 철학 자체가 다른 두 기종
F‑3과 KF‑21은 개발 목표와 철학 자체가 다르다. 한국의 KF‑21은 4.5세대 실전형 멀티롤 전투기로, 최대 속도 마하 1.8, 약 7.7톤 무장 탑재량을 바탕으로 공대공과 공대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KF‑21은 이미 여러 차례 시험 비행을 마치며 양산 단계에 진입했으며, 2032년까지 120대 확보 계획이 확정된 상태다. 반면 F‑3은 6세대 전투기 개념으로 무인 드론 통제, 레이저 무기 통합 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세대 차이가 명확하다. 이런 차이는 설계 철학과 운용 목적의 차이로 이어진다.

개발 속도 차가 만든 현실적 격차
KF‑21은 이미 1300회 이상 비행시험을 무사고로 완료했으며, 양산과 수출 가능성까지 현실화되고 있다. 필리핀과 폴란드가 도입을 검토하며 국제 수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F‑3은 아직 기본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시제기 제작도 시작되지 않았다. 지난 몇 년간 이탈리아 방산기업 레오나르도는 GCAP에 참여하는 세 나라에서만 약 350대 주문을 예상했으나, 실물 전투기는 아직 없는 상태다. 이런 개발 속도 차이는 실전 배치 가능성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외형 논쟁 넘어 기술과 생산, 운용 능력의 문제
전문가들은 단기적 외형 논쟁에 머무르지 말고, 기술 성숙도와 운용 능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KF‑21은 현재 개발 진행 상황, 양산 계획, 국제 수출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F‑3은 실체가 없는 초기 설계 단계로, 외형만으로 기술 도용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기술적 이해 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F‑3은 GCAP 파트너들과 함께 스텔스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나, 그 완성도나 실전화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격세지감처럼 보이는 외형만 비교하는 것은 베끼기 논리와 같다”고 평가하며, 개발 시기와 설계 철학의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