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러낸 유럽 방산의 한계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이상 길어지면서 영국과 프랑스는 자국 무기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탄약 생산 속도는 전선 소모량을 따라가지 못했고, 자주포와 전차는 정비·부품 부족으로 상당수가 ‘창고 전력’으로 전락했다.
특히 영국은 AS90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대량으로 넘기면서 자국 포병 능력에 공백이 생겼고, 프랑스 역시 차르( CAESAR ) 자주포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며 여유분이 거의 사라졌다.
이 틈을 메우기 위해 “이미 실전에서 검증됐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외부 공급원이 필요해졌고, 그 명단 맨 위에 한국이 올라섰다.

영국이 한국 포병 전력을 눈독 들이는 이유
영국 국방부는 오래 전부터 노후 AS90을 교체하는 ‘모바일 파이어 플랫폼(MFP)’ 사업을 추진하며 여러 후보 중 하나로 한국 한화의 K9 자주포를 검토해 왔다.
K9은 인도·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호주·폴란드 등 다수 국가에 이미 배치된 검증된 플랫폼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155mm 자주포”라는 상징성까지 갖고 있다.
영국이 한국 무기를 긴급 도입 후보군에 올린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이미 나토 동맹국에서 운용 중이라 상호운용성이 높고
- ‘K10 탄약운반차’까지 포함한 패키지로 포병 체계를 한 번에 현대화할 수 있으며
- 한화가 “Made in UK” 버전까지 제안해 영국 내 생산·일자리 창출까지 보장했기 때문이다.
결국 영국은 정식 선정 과정에서 독일계 차륜형 자주포를 우선 선택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포병 공백이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추가 전력 보강용으로 K9 계열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군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프랑스가 한국 무기를 의식하며도 손을 뻗는 아이러니
프랑스는 전통적인 유럽 방산 강국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국 무기 구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K-방산을 견제해 왔다.
EU 차원의 무기 공동구매(세이프·EDIRPA) 논의에서 프랑스는 “유럽 역내 무기 비중을 60% 이상으로 올리자”며 사실상 한국 같은 역외 공급자 견제를 공식화했다.
그럼에도 프랑스가 한국 무기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는 이유는 두 가지다.
- 자국 방산 생산능력이 이미 수출·우크라이나 지원 물량으로 포화 상태라, 단기간 내 추가 전력을 뽑아낼 여력이 부족하고
- 탄약·부품 등 특정 세부 품목에서는 한국이 이미 유럽 수준 또는 그 이상 품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기·탄약·부품 카테고리에서 프랑스가 한국으로부터 일정 규모의 부품과 탄약을 꾸준히 수입하고 있다는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겉으로는 “유럽 우선”을 외치면서도, 현실에서는 한국 공급망을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영국이 노리는 한국 무기 포트폴리오
영국이 구체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한국 무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K9 자주포 및 K10 탄약운반차
- 영국 육군의 차기 자주포 후보로 공식 검토.
- 영국 내 생산(Team Thunder) 구상을 통해 기술·일자리 패키지 제공.
- 탄약·유도 포탄 및 관련 부품
-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155mm 탄약 재고가 급감하면서, 한국산 탄약과 일부 부품을 안정적인 보급원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
- 중·장기적으로는 K2 전차 파생형
- 노르웨이 사업에서 K2가 독일 레오파르트와 경쟁한 전례를 고려해, 영국 차기 중전차 논의에서 “비유럽 옵션”으로 한국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영국 입장에서는 “당장 전력을 메워 줄 수 있는 대량 생산 능력과, 필요시 영국 내 조립까지 제공하는 파트너”가 절실하고, 이 조건을 만족하는 나라가 사실상 한국뿐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프랑스가 탐내는 분야: 탄약·부품·미사일 기술
프랑스는 자주포나 전차 같은 ‘간판 무기’에서는 자국 브랜드를 고수하지만, 세부 품목에서는 한국 기술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분야다.
- 탄약·탄체, 유도 키트
- 일부 전자·센서·부품
- 향후 공동개발 가능 분야
-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 방산 프로젝트(EU 공동구매)에 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중장기적으로는 미사일·포병·지상체계 일부에서 한·불 공동개발 카드가 논의될 여지도 생겼다.
표면적으로는 “K-방산 견제론”을 외치지만, 막상 실무선에서는 한국과의 협력이 없으면 탄약·부품·부속 전력 유지가 쉽지 않은 이중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이 한국 무기를 ‘긴급’하게 찾는 구조적 이유
정리하면, 영국과 프랑스가 한국 무기를 서둘러 들여다보는 구조적 이유는 세 가지다.
- 생산능력 격차
- 유럽 방산업체들은 고부가가치·소량 생산 구조에 최적화돼 있고, 우크라이나식 ‘소모전’에 필요한 대량 생산에는 취약하다.
- 한국은 전시 동원 개념에 가까운 양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 포탄·자주포·로켓을 단기간에 수백·수천 단위로 공급할 수 있다.
- 가격과 성능의 균형
- 한국 무기는 미국·독일제보다 70~80% 수준 가격에 비슷하거나 일부는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해, 빡빡해진 국방예산을 운용하는 유럽 입장에서 매력이 크다.
- 이미 나토 동맹국에서 실전 검증
- 폴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핀란드 등이 K9·K2·천무 등을 도입해 운용 중이고, 이들의 사용 후기가 나토 내에서 빠르게 공유되면서 “검증된 옵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듯 영국과 프랑스는 겉으로는 자국 방산을 내세우지만, 실제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한국이라는 “비(非)유럽이지만 신뢰 가능한 파트너”에 기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디펜스 포커스] 기로에 선 K2전차 '파워팩' 국산화 | 세계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2/CP-2025-0103/image-be8b2ce3-3aa0-490f-a9b5-2a82e7fb56cb.jpeg)
앞으로 열릴 유럽 시장과 한국의 전략적 입지
유럽연합은 향후 10년 안에 역내 무기 구매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단기간에 이 수치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크다.
이 공백 구간에서 한국이 “임시이자 사실상의 상시 공급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고, 영국·프랑스 모두 자국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한국과의 협력 범위를 넓혀갈 수밖에 없다.
영국은 포병·탄약·차기 전차 영역에서, 프랑스는 탄약·부품·미사일·공동개발에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유럽이 안보 위기를 겪을수록, 한국 무기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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