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해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에너지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군사적 긴장 속에 들어가면서 국제 해운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으로 향하던 초대형 유조선 한 척이 해협을 가까스로 빠져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칫하면 해협 봉쇄 상황 속에 갇힐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해협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경고 방송까지 흘러나오며 긴장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경고 방송 등장
사건의 시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였다. 중동 지역 군사 긴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군사적 움직임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게 무선 경고 방송을 내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내용은 통과 불가에 가까운 강경 메시지였다.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에게 사실상 항로 통제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국제 해운업계에서는 이 방송이 실제 봉쇄 조치의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초대형 유조선 ‘이글 벨로어’…한국 향하던 항로
문제가 된 선박은 초대형 유조선 이글 벨로어호였다. 이 선박은 지난달 26일 이라크 남부 알바스라에서 출항했다. 이후 한국으로 향하는 항로에 들어가며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앞두고 있었다. 길이 약 336미터, 약 30만 톤급 규모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이다. 선박에는 약 200만 배럴의 원유가 실려 있었다. 이는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속도 올리기 어려운 해협…대형선에 불리한 환경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형적 특성이다. 이 해협은 세계적인 원유 수송로지만 수심이 깊지 않은 구간이 많다. 특히 초대형 유조선은 속도를 크게 올리기 어렵다. 항로도 좁아 급격한 항해 조정이 쉽지 않다. 따라서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대형 선박일수록 대응이 제한된다. 이런 조건 때문에 해협 봉쇄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유조선들은 큰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결단의 항해”…선장 판단이 만든 탈출
이런 상황에서 선장과 승무원들은 빠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허용된 범위 안에서 항해 속도를 최대한 조정해 통과 시간을 줄이려 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항로 운항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해협을 빠르게 벗어나는 전략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판단이 위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박은 이란이 실제 봉쇄 조치를 공식화하기 직전에 해협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봉쇄 직전 통과…긴장의 순간
결과적으로 이글 벨로어호는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이후 선박은 정상 항로로 복귀해 항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유조선은 오는 21일 한국 충남 대산항에 도착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만약 통과 시점이 조금만 늦었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동 정세가 더 악화될 경우 해협 통과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협 안에 남은 한국 선박…긴장 여전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서는 여전히 한국 선박들이 운항 중이다. 전체 선박은 26척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박에는 한국인 144명을 포함해 총 597명의 승무원이 승선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중동 지역 긴장이 더 확대될 경우 해상 물류와 에너지 수송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가는 핵심 통로다. 이런 이유로 국제 사회는 중동 정세 변화가 해상 운송과 에너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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