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가까이 하나로 여겨졌던 이스라엘의 스톤서클, 일명 유령의 고리가 30개 가까이 분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6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동방의 스톤헨지, 유령의 고리, 거인의 수레바퀴 등 별명이 많은 루짐 엘 히리(Rujm el-Hiri)가 이스라엘에 수십 개 분포한다고 전했다.
골란고원에 약 5000년 전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루짐 엘 히리는 원래 단일 유적으로 생각됐다. 다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번 조사 과정에서 비슷한 스톤서클 28개가 더 특정됐다.

연구팀은 20년 분량의 위성 영상을 AI에 학습하고 루짐 엘 히리와 유사한 유적을 뽑아냈다. 30개 가까운 스톤서클이 더 있다는 점에서 루짐 엘 히리는 서로 연결된 광대한 건축물의 일부일 가능성이 떠올랐다.
룩셈부르크대학교 역사학자 올가 카바로바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 부근의 골란고원에는 무려 4만 t이나 되는 돌을 쌓은 루짐 엘 히리가 자리한다”며 “1968년 발견 이래 이 유적은 지역에 단 하나뿐인 스톤서클로 통했기에 이번 발견은 신선한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루짐 엘 히리는 천문대라는 설이 유력했으나, 최근 연구에서 지각변동에 의한 어긋남이 밝혀져 그 설이 부정됐다”며 “이번 성과로 이 거대한 고리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연결된 일종의 네트워크임을 알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50년 넘게 루짐 엘 히리 주변의 스톤서클이 발굴되지 않은 이유를 심한 풍화로 봤다. 지상 조사에서는 단순한 암반과 구별이 되지 않았지만, AI는 인공위성이 2004~2024년 잡아낸 영상을 분석, 지표면에 남은 스톤서클의 흔적을 추출했다.
특이한 것은 루짐 엘 히리와 같은 스톤서클이 반경 26㎞ 이내에 집중된 사실이다. 모두 원형으로, 중심이 되는 루짐 엘 히리와 형식상 공통점을 가졌다. 다만, 새로 발견된 유적은 규모가 대체로 작고 구조도 간소하며 노후가 진행됐다.

올가 카바로바 연구원은 “이 구조물들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수수께끼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면서도 “유사 유구가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당시 사람들이 이 지역 일대에서 공통된 문화와 의례를 공유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연구원은 “해당 유적이 모두 같은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인지 알아내면 레반트 지역 역사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우리는 더 멀리 떨어진 갈릴리 지방이나 레바논에도 유사한 유적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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