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자 선단 잡다 보니… 트럼프 뒤통수 친 진짜 손님이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사실상 ‘석유 봉쇄’ 대상으로 묶은 뒤, 카리브해에서 벌인 첫 실전 행동은 유조선 나포였다. 미 해안경비대와 국방부 지원 전력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초대형 유조선 여러 척을 연달아 세운 가운데, 선박들의 실제 화주가 중국과 연계된 석유 트레이더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겉으로는 제재를 존중한다고 하던 중국이 뒤로는 ‘그림자 선단’을 통해 막대한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사들여 온 구조가, 미국의 강제 검문으로 한꺼풀 벗겨진 셈이다.
![미국이 압류한 베네수엘라 '그림자 선박' 정체 [디브리핑] - 헤럴드경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032adfd1-811e-4772-9649-ac226d6b1360.jpeg)
“파나마 깃발 달고, 중국으로 가던 180만 배럴”
2025년 12월, 미 해안경비대는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파나마 국적 유조선 ‘센추리즈(Centuries)’를 급습해 나포했다. 선박에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공급한 중질유 약 180만 배럴이 실려 있었고, 항적·거래 기록 분석 결과 최종 목적지가 중국 정유사들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은 이 선박이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조작, 위장 국적, 서류상 페이퍼 컴퍼니를 동원해 제재를 우회해 온 전형적인 ‘섀도우 플리트(Shadow Fleet)’ 소속이라고 규정하며, 선적 화물 몰수와 함께 선주·운영사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중국이 파나마 운하 봉쇄할까봐? 트럼프의 '운하 탈환' 도발[딥다이브]|동아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adb1fc3b-e522-4262-aa8a-268e7cfd9e35.jpeg)
“스키퍼·센추리즈·벨라1… 석유 봉쇄의 실명들이 공개되다”
센추리즈 나포 직전, 미국은 이미 초대형 유조선 ‘스키퍼(Skipper)’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억류해 18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 화물을 압류한 바 있다. 이어 미 재무부와 국토안보부는 제재 명단에 올려둔 또 다른 유조선 ‘벨라1(Bella 1)’의 항적을 추적하며, 베네수엘라 원유 선적 시도에 대해 선제 차단 방침을 공개했다. 벨라1은 이후 러시아 국적으로 재등록해 ‘Atlantic’이라는 새 이름으로 운항하다 2026년 1월 미군에 의해 다시 나포되면서, 베네수엘라·이란·러시아 제재 회피용 다중 용도의 그림자 선단 핵심 선박으로 낙인찍혔다.

“중국은 안 산다고 했지만… 보고서가 밝힌 ‘제재유의 최대 고객’”
문제는 이들 선박의 끝자락에 항상 중국 정유사와 무역회사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미 의회 내 대중(對中) 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러시아·베네수엘라 등 제재 대상국의 원유를 할인된 가격에 대량 구매하는 ‘최후의 구매자(buyer of last resort)’ 역할을 해왔고, 이 과정에서 그림자 선단과 복잡한 페이퍼 컴퍼니 네트워크가 동원됐다. 보고서는 2025년 기준 중국이 수입한 원유의 약 5분의 1이 제재 대상국 유전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와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미국의 석유 제재로 서방 시장에서 밀려난 물량을, 중국이 우회로를 통해 헐값에 사들여 전략비축유를 채우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의미다.
![글로벌-Biz 24] 중국 CNPC, 베네수엘라 석유 선적 중단…미국 제재 우려 - 글로벌이코노믹](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1a586c28-0bcd-4951-9b6b-aede483d2c59.jpeg)
“트럼프의 ‘석유 봉쇄’는 중국을 겨냥한 칼이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산 석유 봉쇄를 강화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마두로 정권의 재정 기반을 끊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작전 대상 선박과 화주를 추적해 보면, 이 조치는 동시에 중국의 제재 회피 루트를 노린 ‘간접 제재’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미 국토안보부와 재무부는 나포된 유조선들이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이란·러시아산 원유를 번갈아 실어나른 정황을 공개하며, “중국이 이들 정권의 생명줄을 쥔 최대 고객”이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발신해 왔다.

“카리브해 앞바다의 유조선 전쟁, 미·중 대리전의 또 다른 얼굴”
카리브해 해역에서 벌어지는 유조선 나포 작전은 군함·헬기·특수부대가 투입되는 점에서 사실상 ‘저강도 해상전’에 가깝다. 미 측은 이를 마약·테러 자금 차단과 국제법 집행의 일환으로 규정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보면 자국 정유·무역회사의 원유 확보 라인이 무력으로 차단되는 셈이어서, 향후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미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이란·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물자·에너지 지원이 논란이 되는 만큼, 베네수엘라 해역까지 얽히며 ‘에너지 루트’를 둘러싼 미·중 간 다중 전선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그림자 선단의 끝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전쟁’이 있다”
그림자 선단과 제재유 거래는 단순한 밀수나 회색지대 상거래를 넘어, 각국 정권의 생존과 전쟁 지속 능력에 직결되는 문제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러시아의 원유 수익은 국내 예산과 군사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이 물량을 흡수하는 구조는 이들 정권이 서방 제재에도 버틸 수 있는 안전판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시대의 카리브해 유조선 나포전은, 그 안전판을 정면으로 깨려는 시도이자, 동시에 중국의 ‘제재 유통망’을 겨냥한 경고장이기도 하다. 그림자 선단의 항로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동맹과 전쟁을 어떻게 떠받치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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