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정찰위성·민간위성까지 ‘우주에서 전파 피격’
유용원 국회 국방위원이 국방부·합참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전파 공격 대상은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전자광학·적외선(EO/IR) 정찰위성, 군 통신위성(아나시스 2호 등)과 국내 민간 통신·관측 위성까지 포괄한다. 북한군은 이들 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는 시간대에 고출력 전파를 쏘아 위성사진 전송이나 통신 링크에 일시적인 장애를 일으켰고, 우리 군은 “임무 수행에 일부 지장이 있었으나, 즉각 대응해 피해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우리 하늘에 뿌렸다…비행기·첨단무기 GPS 무력화 노리나 [박수찬의 軍] | 세계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891acc06-d508-4ca6-8cf9-bf29f9d24dc8.jpeg)
2012년 무궁화 5호 재밍…평양 대형 안테나에서 쏜 전파
북한의 위성 재밍이 처음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2012년 3월이다. 당시 군 당국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인근에 설치한 대형 안테나에서 한국 최초의 민·군 겸용 통신위성인 무궁화 5호를 향해 고출력 전파를 발사했다. 이 때문에 일부 통신 서비스에 순간적인 장애가 발생했고, 군은 “무궁화 5호의 재밍 대응력을 시험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후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시기마다 GPS·위성통신 재밍을 반복하며, 자신의 전자전 능력이 실제 작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S-100·헤론·KUS-9 추락…추락 원인은 ‘기체 결함’이 아니었다
전파 공격은 단지 우주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다. 재밍의 대표 표적은 군·민간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GPS 신호다. 2024년 4월 서북도서 인근에서 추락한 해군 S-100 정찰무인헬기, 같은 해 11·12월 군단급 무인정찰기 ‘헤론’과 사단급 ‘KUS-9’ 추락 사고 모두, 합동 조사 결과 북한군의 GPS 교란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헤론 추락을 예로 들면, 고도 600m에서 비행 중이던 기체가 북한이 황해북도 개풍 일대에서 쏜 교란 전파 탓에 고도를 약 3km로 잘못 인식했고, 착륙을 위해 하강하다 그대로 지면과 충돌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군은 “기체 이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후 조사에서 GPS 재밍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공식 확인됐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북한의 GPS 교란공격, 우리 군에 무용지물인 이유 - 헤럴드경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c802208c-f09a-4e44-b18d-00b4ffcb6d9d.jpeg)
“우크라 참전 대가로 러시아 전자전 기술 받은 듯”
전문가들과 군 관계자들은 북한의 전파 공격 능력이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정교해진 배경으로 러시아와의 전쟁 공조를 지목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GPS·위성통신·드론 링크를 교란하는 전자전(EW) 체계를 광범위하게 사용해 왔고, 북한은 포탄·탄도미사일 지원 대가로 관련 장비·운용 기술을 전수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정은은 올해 2월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유사시 적국 위성을 공격할 특수자산과 전자전 무기체계를 확보하겠다”고 공식화했고, 3월에는 ‘전자전 및 인공지능 운영 지휘부’를 신설하며 조직·인력을 대폭 늘렸다.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2026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위성 무력화를 위한 다양한 공격 수단의 개발·전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위성·GPS 재밍’이 정말 위험한 이유
위성과 GPS는 전시·평시를 막론하고 현대 군사·민간 인프라의 신경망이다. 군 정찰위성·통신위성은 물론, 민간 통신망·항공·해운·금융·전력망까지 GPS·위성 시각·데이터에 의존한다. 북한이 지금까지는 주로 군 정찰·통신 위성과 군용 무인기에 재밍을 집중했지만, 필요할 경우 항공기 항행, 선박 운항, 민간 통신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우크라이나에서 확인됐듯, 정교한 재밍은 드론과 정밀유도무기의 명중률을 떨어뜨리고, 야전에서 부대 위치·시간 동기화를 무너뜨려 전투 효율을 크게 깎아먹을 수 있다.
![단독] 한미 훈련 때…北, 서해서 'GPS 교란 전파' 수차례 쐈다 | 중앙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f34f44cf-c93f-4a51-bd9b-e2b27ba004a0.jpeg)
“10년간 계속된 공격, 이제야 공식 확인”…왜 지금 문제되나
북한의 GPS 교란은 2010년대 초 연평도·백령도 주변에서 벌어진 항공·선박 GPS 장애로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된 바 있지만, 군 정찰위성과 무인기까지 포함한 체계적인 전파 공격 실태가 국회 자료를 통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용원 의원은 “북한의 재밍이 단순 시위·괴롭히기 수준이 아니라, 실제 정찰·무인기 전력에 손실을 입힌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전 참전 대가로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받아 위성 공격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만큼, 우주·전자전에 대한 대응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필요한 건 ‘우주·전자전용 방패’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파 공격에 맞서기 위해
- 위성·무인기·지상 장비에 대한 재밍 내성(anti-jam) 설계 강화,
- 군·민간 위성망의 다중화와 백업 채널 확보,
- 전파 공격 탐지·추적·보복 능력을 포함한 국방우주법·전자전 교리 정비,
- 동맹국과의 우주·사이버·전자전 공조 확대,
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 의원 역시 “국가 핵심 정보·통신 자산인 위성에 대한 북한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우주법 제정 등 법·제도적 기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약하면, 김정은이 지난 10여 년간 한국을 뒤에서 몰래 공격해 온 ‘무기’는 미사일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였고, 이 전파는 이미 우리의 위성과 무인기를 실제로 떨어뜨릴 정도로 위험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이제 대응도 더 이상 “괴롭힘” 취급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야 할 우주·전자전의 문제로 올라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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