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중 교수의 마지막 유언과 부서진 약속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 윤기중 교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대통령 아들에 대한 깊은 우려를 놓지 못했다. 지난 2023년 8월 병상을 찾은 오랜 지인 이종찬 광복회장의 손을 잡고 뜻밖의 부탁을 남겼다. 윤 교수는 아들이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고집이 세니 혹시 문제가 생기면 따끔하게 충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평생 엄격한 학자로 살아온 부친의 눈에 통치자가 된 아들은 여전히 바로잡아줘야 할 고집 센 자식이었다. 이종찬 회장은 친구의 간절한 마지막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하지만 부친이 세상을 떠난 이후 두 사람의 관계와 정국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흘러갔다.

이종찬 회장은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으나 윤석열 정부와의 사이에는 거대한 벽이 세워졌다. 특히 독립기념관장 선임 문제와 뉴라이트 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양측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 회장은 현 정부가 광복회를 탄압하고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강한 분노와 반발을 표출했다.
부친이 부탁했던 따끔한 충고는 어느새 서슬 퍼런 비판이 되었고 가족 같던 관계는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이종찬 회장의 아들 이철우 교수와 윤 대통령은 55년 지기 죽마고우로 평소 이 회장을 아버지라 부를 만큼 각별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언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 앞에서 두 사람의 신뢰 관계는 완전히 파탄에 이르렀다.
이종찬 회장은 비상계엄 선언 사태를 지켜보며 참담함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심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만약 윤 교수가 살아계셔서 이 모습을 보셨다면 아마 회초리를 들고 쫓아가서 아들을 때렸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부친의 마지막 부탁을 지키려 했던 지인의 충고는 결국 비극적인 정치적 대립과 분노의 외침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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