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가 노리는 건 ‘북극을 지킬 8~12척’
CPSP(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는 3,000~3,600톤급 디젤잠수함 8~12척을 들여와 빅토리아급 4척을 전량 교체하고, 북극항로·태평양·대서양을 한꺼번에 커버하려는 계획이다. 사업 규모는 최소 600억~800억 캐나다달러, 우리 돈으로 60~8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캐나다 해군이 “향후 40년 작전능력을 좌우할 사업”이라고 부를 정도다. 최종 후보는 한국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TKMS, 사실상 두 나라의 결승전 구도다.

총리가 직접 거제로…장보고Ⅲ ‘실물 검증’
캐나다 정부가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는 방문 행보만 봐도 드러난다. 캐나다 총리와 해군총장, 국방차관, 산업부 장관 등이 잇달아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찾았다. 해군총장과 국방차관은 장보고Ⅲ 배치Ⅱ(3,600톤급) 실물에 올라타 승조원 거주 공간·전투지휘통제실·리튬이온 배터리실 등을 살피며, “실제로 북극 작전에 투입했을 때”를 가정한 점검을 진행했다. 여러 척이 동시에 건조되는 라인을 보고선 “납기와 동시 건조 능력이 독보적”이라는 평가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왜 하필 장보고Ⅲ 배치Ⅱ인가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한 모델은 장보고Ⅲ 배치Ⅱ를 기반으로 한 3,000~3,600톤급 확장형으로,
- 리튬이온 배터리 채택으로 2~3주 이상 연속 수중 항주,
- 10,000해리 이상 작전 반경,
- 수직발사관(VLS)을 통한 장거리 순항·대공미사일 운용,
을 내세운다. 이미 한국 해군에 인도된 도산안창호급은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SLBM 수직발사 기능을 갖춘 재래식 잠수함으로, 캐나다는 이 “실전 운용 사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극 작전 특성상 긴 잠항·저소음·대형 연료·넓은 승조원 공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독일 TKMS와의 승부, 관건은 ‘현지 일자리+납기’
독일 TKMS는 일찌감치 캐나다 마르멘 조선소 등과 손잡고 “선체 섹션 현지 생산·조립”을 내세우며 산업 파급효과를 앞세운 상태다. 이에 맞서 한화오션은
- 캐나다 조선소를 활용한 공동 생산,
- 유지·보수(MRO)·인력양성·AI·사이버보안까지 포함한 통합 패키지,
- 2040년까지 최대 20만 개에 이르는 직접·간접 일자리 창출,
을 제시하며 “현지화+고성능·조기 전력화”라는 복합 제안을 내놓았다. 업계에선 “TKMS는 산업참여, 한화오션은 성능과 납기”라는 구도로 경쟁이 정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가 한국을 보고 안심한 두 가지
캐나다 쪽이 한국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장보고Ⅲ를 포함해 한국이 이미 연속 다선 건조를 성공한 몇 안 되는 재래식 잠수함 생산국이라는 점이다. 둘째, K2 전차·K9 자주포·FA‑50 경공격기 등이 폴란드·호주·필리핀 등에서 실전 운용되며 “약속한 시기에 실제 물량을 맞춰 주는 나라”라는 신뢰를 쌓아왔다는 것이다. 캐나다 국방 전문지들도 “독일은 설계·수출 경험이 풍부하지만, 한국은 최근 10년 동안 납기·성능에서 뛰어난 성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수주가 현실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CPSP를 한국이 따낼 경우, 한화오션에겐 단일 사업 기준 K-방산 최대 수출이 된다. 캐나다 입장에서는 북극·태평양에서 러시아·중국 잠수함을 추적할 핵심 자산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국 조선·철강·배터리·AI·사이버보안 산업을 끌어올리는 ‘경제·안보 패키지’를 얻게 된다. 한국에겐 북미 방산 시장 본격 진출의 교두보이자, 미국·캐나다와의 안보·산업 연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은 ‘임계점’…여름이 분수령
캐나다는 이르면 2026년 여름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고, 이후 상세 협상·설계를 거쳐 2030년대 초반 첫 함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총리·장관·해군 수뇌부가 한국 조선소를 잇달아 찾은 것은, 이 거대한 결정을 앞두고 “실물과 산업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려는 마지막 점검에 가깝다. 아직 계약서에 도장이 찍힌 것은 아니지만, 한국이 보여준 잠수함 기술력과 대형 함정 납기 이력 덕분에 “승기는 이미 한국 쪽으로 기운 상태”라는 분석이 현지에서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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