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이 노리는 건 ‘전차’가 아니라 전술 패러다임
훈련의 핵심은 새 전차 한 대를 자랑하는 게 아니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학습한 “드론+전차+보병” 통합 전술을 시험하고, 그 장면을 한국과 미국에 보여주는 것이었다. 무인공격기가 실시간 정찰자료로 적 지휘소·대전차 진지를 먼저 때리고, 이어 대전차미사일 일제 사격, 후방 타격부대의 적 무인기·무장헬기 격추, 마지막으로 전차·보병 협동공격으로 돌파하는 순서가 그대로 연출됐다. 다시 말해, 김정은이 노리는 건 한국군 지상전 양식을 통째로 낡게 만들어 버리는 ‘드론-기계화 전술’ 우위다.

천마‑20, 보여주고 싶은 건 ‘하드킬 APS’
천마‑20은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식 명칭이 공개된 북한의 신형 주력전차로, 천마‑2(일명 M‑2020) 계열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포탑 전면·후면에 능동방호체계(APS)용 레이더로 보이는 장비가 달려 있고,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대전차미사일 발사기, 드론 대응 센서 등이 통합된 모습이 위성·영상 분석에서 확인됐다. 북한 매체는 이번 훈련에서 “서로 다른 방향에서 날아드는 대전차미사일·무인기를 100% 명중률로 요격했다”며 하드킬 APS 성능을 과시했다. 실제 기술 수준은 검증이 필요하지만, ‘전차 위를 덮는 방패’가 있다는 이미지를 준 것 자체가 한국군 입장에선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北 천마-20, 훈련서 드러난 실체…전력화 임박했나 [북*마크] | 세계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ffd95b1a-dc8c-43bf-9ae8-086a4d3d7ac8.jpeg)
한국보다 먼저 시험 영상 공개…능동방어 ‘타이밍’ 뺏겼다
우리 군도 K2·차기 전차용 능동방호체계를 개발 중이지만, 대응탄(요격탄) 실사격 시험 공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국방위에선 “북한은 RPG-7 요격시험 영상까지 내보이며 하드킬 APS를 과시했는데, 한국군은 2027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아직 대응탄 요격 시험을 공개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성능 우열과 별개로, ‘능동방어를 실전 운용 중인 전차’ vs ‘개발 중인 전차’라는 인상을 북한이 먼저 선점한 셈이다. 김정은이 노리는 건 바로 이 이미지 전쟁과 심리전 효과다.

드론이 전투 서막을 여는 구조…한국이 특히 부담스러운 이유
이번 훈련에서 가장 현실적인 위협은 드론-전차 통합 운용이다.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본 모델을 북한식으로 재현한 것”이라며 “드론이 지상전의 핵심 전력으로 통합 운용되고 있음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군은 아직 전례 없는 수준의 대규모 드론·자폭무인기 공세에 대한 체계적 방어·전술 전환을 진행 중이다. 방공포·K30 비호복합·소형 레이더·재밍 장비 등이 있지만,
- 전차·장갑차 행군로 상공을 뒤덮는 FPV 자폭드론,
- 전선 후방 지휘소를 노리는 장거리 드론,
- 집속탄 탑재 탄도미사일과 연동된 드론 포화
에 대해선 대응 교리와 장비가 아직 ‘과도기’ 단계라는 평가가 많다. 북한이 노리는 ‘이것’은 바로 우리 기갑·기계화 전력이 드론·집속탄·탄도미사일 조합에 얼마나 취약한지 그 틈이다.
![北 천마-20, 훈련서 드러난 실체…전력화 임박했나 [북*마크] | 세계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20936f2e-0706-4501-abf9-bff57503d7c9.jpeg)
김정은이 보여준 또 하나의 카드, ‘주애 동승’
이번 훈련 영상엔 천마‑20 조종석에 앉은 김주애 모습도 담겼다. 지난해 포병·미사일 훈련에 동행했던 데 이어, 올해는 신형 전차 훈련까지 빠짐없이 등장하면서 ‘군사 분야 후계자’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김정은은 한·미 연합훈련 종료일에 맞춰 딸과 함께 “전쟁 준비는 완성됐다”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대내적으로는 체제 결속·세습 정당화를, 대외적으로는 “우리는 전쟁·후계·신무기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복합 신호를 보냈다. 한국이 긴장해야 할 지점은, 무기 하나가 아니라 ‘세습 권력이 장기 플랜으로 군사 현대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추세다.
한국군이 지금 실제로 신경 써야 할 것들
종합하면 김정은이 계속 노리는 ‘이것’은 개별 전차나 장비가 아니라, 한국군의 구조적 약점과 인식 지연이다.
- 기갑전의 룰 변경: 전차-보병-포병 중심 교리에서 벗어나, 드론·전자전·능동방호체계가 묶인 ‘새 전장’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
- 하드킬 APS 격차: K2·차기 전차 능동방호체계를 앞당겨 실전 운용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심리전·실전 양쪽에서 열세 이미지를 벗기 어렵다.
- 드론‑집속탄‑단거리탄도탄 복합 위협: 최근 북한이 시험 중인 집속탄 탑재 KN‑23·KN‑24와 드론 공세를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통합 방공·기갑 생존성 체계 구축.

“이제 어떡하나”가 아니라, “무엇을 먼저 바꿀 것인가”
북한의 천마‑20 공개는 한국군 입장에서 분명 불편한 비교 지점이지만, 과장된 공포에 빠져야 할 사안만은 아니다. 실제 기술 수준·양산 능력·전쟁 지속 능력 면에서 북한이 단숨에 한국을 추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해진 건, 김정은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능동방호·집속탄·탄도미사일을 한 묶음으로 삼아 한국군의 약점을 집요하게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한국군 이제 어떡하나”라는 질문의 답은,
- K2·차기 전차 APS 실전화 속도,
- 드론·전자전·소형 대공화기 강화,
- 지상전 교리의 전면 재정비
를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김정은이 노리는 ‘이것’을 정확히 직시하는 순간부터, 대응 시계도 비로소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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