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속이 아니라 하늘을 날아가는 어뢰
홍상어는 한국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장거리 대잠 로켓(ASROC) 으로, 세계에서 미국 VL-ASROC에 이어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수직발사형 대잠 무기체계다. 일반 어뢰가 발사 후 물속에서만 느리게 이동하는 것과 달리, 홍상어는 함정의 한국형 수직발사기(K-VLS)에서 발사된 뒤 로켓 추진력으로 하늘을 날아 적 잠수함이 있는 해역 상공까지 고속으로 접근한다.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로켓과 분리된 어뢰가 낙하산을 펼쳐 충격을 줄이고 바다에 입수한 뒤, 자체 추진으로 잠수함을 추적·타격한다.

청상어를 ‘20km 밖’까지 보내는 로켓 플랫폼
홍상어는 구조상 청상어 경어뢰를 내장한 유도 로켓이다. 청상어 단독 운용 시 사거리는 약 10km 이내지만, 홍상어에 탑재해 로켓으로 먼저 날려 보내면 20km 이상 떨어진 표적까지 공격할 수 있어, 기존 대비 약 2배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 자료에 따르면, 홍상어는 길이 약 5.7m, 직경 0.38m, 중량 약 820kg이며, KDX-II급 이상 구축함·세종대왕급 이지스함·대구급 호위함 등에 탑재 가능하다. 핵심은 “잠수함이 회피 기동을 하기 전에, 어뢰를 적이 있는 해역까지 먼저 보내 시간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TVC 추력편향 노즐…미국 다음으로 구현한 고난도 기술
홍상어의 로켓 추진체에는 추력 방향 제어(TVC) 노즐이 적용됐다. 수직 발사 후 곧바로 원하는 방향으로 꺾어 날아가기 위해, 고온 고압의 로켓 배기가스를 제트 베인으로 조절해 비행 궤도를 정밀하게 바꾸는 방식이다. 방위사업청·ADD는 이 TVC 기반 비행제어 기술을 독자 개발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수직발사 대잠 로켓에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이 덕분에 홍상어는 수직으로 올라가다가도 중간유도 단계에서 목표 해역으로 부드럽게 방향을 전환하고, 지정된 지점 상공에 정확히 도달해 어뢰를 투하할 수 있다.

37채널 능동 소나·1500mm 관통력…잠수함을 끝까지 추적
입수 후 ‘본체’ 역할을 하는 청상어 어뢰는 능동·수동 소나와 빔포밍(Beamforming) 기술을 활용해 잠수함을 추적한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청상어 계열에는 30개 이상, 일부 설명에서는 37개 이상의 송수신 채널을 가진 소나가 적용돼 광범위한 음향 탐지가 가능하며, 목표가 지그재그 기동이나 급가속으로 회피를 시도해도 실시간으로 위치를 재계산해 추적한다. 어뢰 탄두는 지향성 폭발 설계를 적용해 수중에서 압연 강판 약 1500mm를 관통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며, 이중 선체 구조를 가진 현대 잠수함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실패를 거듭한 뒤 완성된 ‘국산 대잠 전략무기’
홍상어 개발은 순탄치 않았다. 2000년대 초 체계 개발에 착수해 약 9년 만인 2009년 개발 완료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함정 탑재 실사격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패가 보고됐다. 2012년 포항 인근 해상 시험에서는 목표 해역 상공까지는 도달했으나, 이후 어뢰 분리·입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탄이 유실되기도 했고, 2013년 최종 실사격 시험에서도 4발 중 1발이 목표를 명중하지 못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방사청과 ADD는 이후 추가 2년여 동안 분리·입수·유도 로직을 보완해 신뢰성을 끌어올렸으며, 현재는 실전배치된 장거리 대잠 유도무기로서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늘을 나는 어뢰”가 상징하는 한국 군사기술의 독립성
연합뉴스는 홍상어를 두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장거리 대잠 어뢰”라고 평가하며, 방산 홍보 자료 역시 홍상어를 백상어·청상어에 이은 한국 수중무기 기술의 정점으로 소개한다. 탐지(소나), 추진(로켓·어뢰), 유도(TVC·중간유도·종말유도), 탄두 등 거의 전 분야를 국산 기술로 구현한 만큼, 단순히 한 기종의 무기를 넘어 해양전장 전체를 설계·통제할 수 있는 국방과학 역량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향후에는 차세대 구축함(KDDX), 무인 수상정·무인 잠수정, 해상초계기·헬기와의 연동을 통해, 한반도 주변 바다에서 잠수함을 억제하는 핵심 대잠 킬체인의 한 축을 계속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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