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인 상대로 “기밀 넘기면 돈 준다” 제안
2024년 5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중국인 A씨는 자국 정보기관 요원과 공모해 한국 현역 군인들에게 접근, 군사기밀을 빼내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국내 입국 전후로 SNS 오픈채팅방 등에 글을 올려 “군 관련 정보 제공 시 금전 보상”을 제안하며, 군 복무자·예비역을 대상으로 사실상 ‘군사기밀 아르바이트’를 모집했다. 이후 연락이 닿은 대상에게는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계좌이체나 현금 송달을 미끼로 반복적으로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목시계·단추형 몰카와 ‘데드드롭’…영화 같은 스파이 기법 동원
A씨가 사용한 수법은 단순한 금품 제안에 그치지 않았다. 수사 결과, 그는 군부대 주변·훈련시설·작전 장비를 촬영할 수 있도록 손목시계형·단추형 몰래카메라 등 스파이 장비를 제공했고, 정보 전달·금품 수수를 위해선 ‘데드드롭(dead drop)’ 방식까지 사용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는 지정한 장소에 USB·문서·현금을 숨겨두고, 상대가 나중에 몰래 가져가게 하는 방식으로, 직접 대면을 최소화해 추적을 피하는 전형적인 첩보 수법이다. 재판부는 “정보 요원, 특수 장비, 암호 접선이 뒤섞인, 조직적 간첩 활동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밀 유출은 없었지만…법원 “국가 안전에 중대한 위협”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2025년 10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과 457만여 원 추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현역 군인을 매수해 군사기밀을 탐지·수집하려는 확정적 의사를 가지고 수차례 입국·접촉을 시도했다”며, “대한민국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가 간첩 조직의 핵심 지휘자는 아니고, 수사 결과 사드(THAAD) 운용, 한미연합훈련 등 핵심 군사정보가 실제로 외부에 유출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군 내부를 향한 ‘실험대’…일반 장병까지 포섭 대상
주목할 부분은 접근 대상이 장교·정보요원뿐 아니라 일반 장병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연합뉴스TV 등 보도에 따르면, 국군방첩사령부는 한미 연합연습 관련 내부 자료 일부가 중국 측에 넘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인 A씨와 연루된 현역 장병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는 중국 정보기관이 특정 고급 정보원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SNS·커뮤니티를 통해 폭넓게 장병 풀(pool)을 확보한 뒤, 취약한 대상을 ‘고르는 방식’으로 침투 시도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해외 공작, 한국도 예외 아니다
이번 사건은 개별 범죄를 넘어, 중국 정보기관의 전방위 공작 패턴 안에 한국도 포함돼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유럽·미국·일본 등에서는 중국 공작원들이 정치인·학자·군 관계자를 상대로 정보 수집·여론 조작을 벌이다 적발된 사례가 다수 보고됐고, 한국에서도 전직 정보사 군무원이 중국 측 인물에게 군사기밀을 넘겨준 혐의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은 사건이 2026년 초 알려졌다. 월간조선·국제 인권단체 보고서 등은 중국이 서울 등지에서 비밀 경찰서·공작 거점을 운영한 정황까지 지적하며, 향후 한국 내 간첩 활동이 더 조직적·은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군·정부, 방첩·보안 교육·법 집행 강화로 대응 나서야
법원과 방첩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내부 정보보안 의식과 방첩 체계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와 방첩사는
- SNS·오픈채팅을 통한 금전 제안,
- 외국인·의심스러운 기업의 취업 제안,
- 각종 ‘자료 아르바이트’ 제안 등을
실제 간첩 접촉 시나리오로 삼아 장병·예비역 대상 보안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군사기밀의 디지털 관리 체계, 반출 통제, 로그 기록·이상 징후 탐지 등 ICT·AI 기반 감시체계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첨단 사회일수록 정보유출 통로는 더 많아지고 교묘해진다. 이번에 드러난 중국 공무원 출신 간첩의 사례는 “총 대신 데이터와 계좌, SNS를 쓰는 전쟁”이 이미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경고이자, 한국이 방첩 능력과 법적 대응 수단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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