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 선박의 기관실에 구멍을 뚫었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 뚫었다. 미 해군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가 19일(현지시간) 오만만에서 해상봉쇄를 돌파하려던 이란 화물선 ‘투스카(Touska)호’에 실탄 수발을 발사해 기관실을 무력화시킨 뒤, 해병대가 승선해 선박을 통째로 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공정한 경고를 줬지만 이란 선원들이 듣지 않았다. 그래서 기관실에 구멍을 뚫어 멈춰 세웠다”고 직접 공개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투스카호는 6시간에 걸친 반복 경고를 무시한 끝에 발포를 당했다. 미국이 지난주 이란 항구 봉쇄를 시작한 이후 실탄이 발사되고 선박이 나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은 즉각 폭발했다. 이란 합동군사령부는 이번 나포를 “해적 행위”이자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곧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파키스탄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행태가 “외교를 배신할 것이라는 의혹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외무장관 아라그치 역시 “미국의 행동과 수사, 모순은 악의적 의도와 외교에 대한 진정성 부재의 증거”라고 쏘아붙였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름 없는 소식통을 인용해 “파키스탄 2차 협상은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까지 내보냈다.

타이밍이 최악이다. 미국은 밴스 부통령을 수석대표로 한 협상단을 오늘(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보내 이란과의 2차 대면 협상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런데 협상 하루 전에 상대방 선박에 총을 쏜 셈이다. 이란 측은 참석 여부 자체를 확인하지 않고 있고, 파키스탄도 2차 협상 개최를 공식 확인하지 않은 상태다.
양측이 합의한 휴전 시한은 수요일(21일)까지.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트럼프는 당근과 칼날을 동시에 들이밀었다. 소셜미디어에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인 딜을 제안하고 있다”면서도 “거부하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모든 다리를 날려버리겠다.
더 이상 착한 사람 없다(NO MORE MR. NICE GUY)”라고 적었다. 봉쇄로 이란이 “하루 5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반면 미국은 아무 손해도 없다”고 자랑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요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단 한 척도 없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95달러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 원유 교역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이 해협이 막히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05달러를 넘어섰다.
이란 제1부통령 아레프는 “선택은 명확하다. 모두를 위한 자유로운 석유 시장이냐, 모두에게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위험이냐”라며 사실상 글로벌 경제를 볼모로 잡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1일 휴전 만료까지 48시간도 남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이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측과 마주 앉을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은 선박에 총을 쐈고 이란은 보복을 예고했다. 협상 테이블이 열릴 수 있는 마지막 창이 닫히고 있다.
출처:
CNBC (2026.4.19) — “Trump: U.S. seizes Iran-flagged ship Touska in Gulf of Oman”
Euronews (2026.4.20) — “Tehran vows swift response after US seizes Iranian-flagged vessel near the Strait of Hormuz”
CNN (2026.4.20) — “Live updates: Tehran vows retaliation after US seizes Iran-flagged vessel defying blockade”
NPR (2026.4.19) — “U.S. seizes Iranian cargo ship in Strait of Hormuz”
Axios (2026.4.19) — “US takes Iran-flagged ship into custody, Trump says”
Bloomberg (2026.4.19) — “US Navy Seizes Iranian-Flagged Cargo Ship in Gulf of Oman”










댓글0